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으로 추정되는 해커의 군 내부 사이버망(국방망) 해킹 사건으로 유출된 자료에 군사기밀이 포함돼 있다고 12일 밝혔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른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 아래에서 북한의 위협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는 뜻이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고, 사이버 보안과 국가안보를 위해 구체적인 (유출 기밀자료의) 유형과 수준은 자세히 밝힐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번 해킹 사건으로) 군 작전계획이 유출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한 장관은 “유출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북한에) 우리의 피해를 확인해 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는 유사시 우리 군의 대북 작전계획이 포함된 군 기밀 내용이 북한에 유출됐을 가능성을 인정하는 대목이어서 군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지휘라인에 대한 문책까지 이뤄졌을 사안이기도 하다.
한 장관은 “(이번 해킹 사건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매우 유감스러운 일로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사이버상 군의 경계 실패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군은 내년 상반기까지 백신체계를 전면 교체하는 한편 해킹으로 자료가 유출돼도 적이 사용할 수 없도록 암호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14개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사이버안보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사이버 안보태세를 점검했다. 김 실장은 “각급 기관별로 빈틈없는 북 사이버 공격 대응체계를 정비해 국민의 사이버 안보 불안감을 최소화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