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문재인 빼고 머슴팀 만들자” 안희정 “구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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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결 이후]갈등 불거진 민주당
야권 대선주자 ‘反문재인 연대’ 꿈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3일 ‘정책공간 국민성장’ 주최 포럼 개최를 예고하며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자 ‘비문(비문재인)’ ‘반문(반문재인)’ 연대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12일 라디오에서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의 우산에 제가 들어가야 한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들의 팀을 만들어 팀플레이를 하고, 최종 MVP가 누가 될지는 국민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또 문 전 대표에 대해서는 “문재인 형님도 친하죠. 친하긴 한데 거기는 1등이잖아요”라고 거리를 뒀다.

 이에 안 지사는 페이스북에 “안희정 박원순 김부겸 이재명이 한 우산, 한 팀이 되려면 그에 걸맞은 대의와 명분을 (이 시장이) 우선 말해야 한다”며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 정치이다, 정치는 밑지고 남고를 따져서 이리 대보고 저리 대보는 상업적 거래와 다른 것”이라고 연대설을 일축했다. 이에 이 시장은 “팀플레이 하자고 한 말을 반문연대 하자는 말로 들었다니 어안이 벙벙하다”며 “반문연대 같은 건 생각해 본 일도 없다”고 맞받았다. 이 시장은 성남시에 있는 가천대에 대해 “어디 이름도 잘 모르는 대학”이라고 폄하했던 과거 발언이 도마에 오르자 이날 다시 사과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분위기다. 이 시장의 지지율이 급부상했지만 거침없는 행보와 설화(舌禍)로 다시 주저앉을 가능성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개헌을 매개로 한 ‘반문’연대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개헌은 나라를 바꾸자는 개혁 세력이고, 호헌은 이 체제를 그대로 가져가자고 하는 기득권 수호 세력”이라며 사실상 개헌을 반대하는 문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이어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개혁 세력이 새롭게 재편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개혁 세력이 모아지는 데에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충분히 좋은 세력”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나라를 바꾸라는 요구가 국민들의 요구다. 개헌도 그중 하나일 수 있다”며 “다음 대통령이 임기 초기에 개헌 논의에 나서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당장 개헌은 어렵지만 손 전 대표 등 개헌파에 힘을 실어주며 연대의 포석을 깐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13일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돈독한 관계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는 대표적 개헌론자인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13일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어서 ‘제3지대 확장’에 공감하는 이들이 결합하면 파급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재명#더민주#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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