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2일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조약으로 성사시킨 공로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2·사진)을 ‘2016년 세계의 100대 사상가(thinker)’로 선정했다. FP는 “반 총장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보다 빨리 움직였다”며 미 대선(11월 8일) 나흘 전에 파리 협정이 발효되도록 만든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100대 사상가는 의사결정과 도전, 혁신, 예술 등 9대 분야로 나눠 선정됐다. 반 총장은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 차이잉원(蔡英文) 등과 함께 의사결정 분야 16인에 포함됐다.
피터 톰프슨 유엔총회 의장도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반 총장 이임식에서 “반 총장은 지난 10년 동안 선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원칙, 헌신하는 직업정신, 인류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봉사로 유엔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회원국 193개국은 이날 반 총장의 공로를 기리는 총회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그와 트럼프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해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트럼프 측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한국 정치인은 국내(한국) 상황이 정리된 뒤 만나는 게 좋겠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대단히 실용적인 트럼프 당선인이 현재로선 반 총장을 적극적으로 만날 이유가 없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의 한 측근은 “트럼프 측이 조각(組閣) 인선에 바빠서인지 면담 일정이 (한 달 넘게) 확정되지 않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