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고 달랜 이정현 “나를 主敵 삼아 돌팔매 던져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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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분당 기로]“제발 黨 나간다는 말 하지마라”
정진석 “친박의 윤리위원 충원… 주위에서 정신 나갔다고들 해”

 한때 당내 ‘투톱’으로 호흡을 자랑하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최순실 게이트’를 전후해 각자의 길을 가는 모양새다.

 정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된 결과는 헌정사에 큰 불행”이라며 “이 상황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선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이 대표가 “정 원내대표와 같이 사퇴하는 게 맞다”고 동반 사퇴를 요구했을 당시 “원내대표의 거취는 당 대표가 결정할 수 없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12일 전격적으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발표한 뒤에는 역으로 이 대표에게 동반 사퇴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정 원내대표는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 최근 나오는 ‘박근혜 대통령 4월 퇴진, 6월 조기대선 당론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에는 “야당과의 협상이 원천 봉쇄된 데다 당내에서도 탄핵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아 당론 변경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주류를 향해 “제발 당을 나간다고 하지 말아 달라”며 몸을 낮췄다. 최근 비주류가 이 대표를 ‘친박 8적’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한 것과 관련해서도 “3적, 5적, 10적 등의 말을 하는데 오늘부로 그런 말을 거둬 달라”며 “그런 말 하지 말고 이정현을 주적으로 삼아 돌팔매를 던져 달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전날까지만 해도 자신의 즉각 사퇴 및 탈당을 요구한 유승민 의원 등 비주류를 겨냥해 “뻔뻔하고 가소로운 짓”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 대표의 태도가 하루 만에 바뀐 것을 두고 일각에선 “정 원내대표가 사퇴 카드를 던지며 역공을 펼치니 사퇴 논란 자체를 피해가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전날 지도부가 친박계 인사들을 대거 당 윤리위원으로 충원하려 하자 기존의 윤리위원들이 대거 사퇴한 부분을 두고도 ‘간접 설전’을 벌였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말 어리둥절한 일”이라면서 “주위에서도 정신 나갔다고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의사정족수가 15명 이내인데 (현재) 7명만 있어 합리적인 여론수렴이 안될 것 같아 충원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정진석#이정현#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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