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새누리, 국민에겐 아들…혼내는 건 아들 잘되길 바라는 마음”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2월 15일 10시 06분



새누리당 친박계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공동대표를 맡으며 친박 구원투수로 나선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새누리당에 보내는 국민의 분노가 '아들이 잘되길 바라며 혼내는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새누리당의 위기와 관련한 견해를 밝히는 과정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새누리당을 향해 쏟아내는 분노와 질책에 대해 언급하며 “절망 속에 더 큰 희망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들을 집에서 내쫓듯 혼내는 부모님의 마음에는 아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숨어있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이 국민들에게) 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도 다 국민들이 만들어낸 아들, 정치적 아들이 아니냐”고 반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당이라는 것도 다 국민들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여당이고 야당이고 가릴 것 없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을 향한 희망도 드러냈다. 그는 “더 분골쇄신해가지고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있다면,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이지만 얼마든지 국민의 신임을 다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던 친박계가 새누리당의 재건을 위해 나서는 것을 두고 일각의 비난이 나오는 것도 언급했다.

그는 “친박, 비박(으로) 규정을 하는데 지금 당 안에서 분파적인 말을 하는 분들도 바로 몇 개월 전 당 대표하시고 또 원내대표도 하시고 하신 분들”이라면서 “지금 네(친박)가 잘못됐다, 우리(비박)는 책임이 없다 이렇게 손가락질해 가지고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탄핵에 찬성할 순 있지만 당 내에서 대통령을 적으로 돌려 공격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상으로도, 인간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당내 탄핵 찬성파에 날을 세웠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과거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것을 언급하며 “그때 민주당은 단 한 명도 이탈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미국하고 똑같이 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건 아니다. 그러나 우리 당 내부에서 대통령을 향해서 그냥 그렇게 공격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일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클린턴의 스캔들과 이번 국정농단 사태는 비교가 안 된다’는 지적에는 “민심의 그 뜻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에 있냐”면서도 “함께 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전제돼야지 마치 너희(친박)들만 책임 있고 우리(비박)는 책임이 없다, 그랬다고 책임이 없어지느냐”며 비박계를 비난했다.

그러나 그는 “새누리당은 우리들만 있다가 사라질 정당이 아니지 않느냐”며 친박 일부의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에 대한 출당 요구에 대해서는 “함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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