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행 “필요한 人事는 할것”… 野 “국회협의 없으면 월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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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대행 일주일… 野와 곳곳 마찰

 
한미연합사 찾아 동맹강화 강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6일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군의
 안보 태세를 점검한 뒤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근간은 
군사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앞줄 왼쪽부터 한민구 국방부 장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육군 대장), 황 
권한대행. 국무총리실 제공
한미연합사 찾아 동맹강화 강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6일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군의 안보 태세를 점검한 뒤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근간은 군사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앞줄 왼쪽부터 한민구 국방부 장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육군 대장), 황 권한대행. 국무총리실 제공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요즘 국무총리실 간부들에게 “평소와 똑같이 하고 절대 과(過)하게 하지 말라”는 당부를 자주 한다고 한다. 본인 스스로도 말과 행동이 예전과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 않게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그만큼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쏠리는 세간의 관심을 의식하면서 신중한 처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권한대행 체제가 16일로 일주일을 맞았다. 안보와 경제를 중심으로 국정 공백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야당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풀지 못하면서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이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황 권한대행은 “필요한 인사는 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 국정 공백 최소화에 안간힘

 9일 오후 7시 3분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황 권한대행은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됐다. 이후 황 권한대행이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안보’였다. 황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대북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첫 현장 방문도 12일 합동참모본부였다. 16일에는 한미 연합사령부를 방문해 “한미동맹이 전 세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며 “북한 도발 시에는 즉각 강력히 응징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경제 분야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제사령탑 혼선 문제를 정리해 미국 금리 인상 등 현안에 대응하도록 한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대해 “원점에서 대응 방식을 재검토하라”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는 등 민생 챙기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청와대와의 관계는 대통령비서실에서 최소한의 보좌만 받는 쪽으로 정리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비해 총리실에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준비했고,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선례도 있어 황 권한대행이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꽉 막힌 대야 관계…인사권 행사도 쟁점

 반면 야당과의 관계는 꽉 막혀 있다. 여당의 내분까지 겹치면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제안한 야 3당 대표들과의 개별 회동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거부했다. 20, 21일로 예정된 황 권한대행의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야당은 16일에도 황 권한대행에 대한 견제를 계속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이 탄핵 민심을 외면한 불통 행태를 보인다면 국회 차원에서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에 협조하지 않으면 황 권한대행 체제를 흔들 수도 있다는 경고다.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도 “권한대행은 극히 일부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뿐”이라고 일갈했다. ‘대통령이 아니라 총리’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취지다.

 황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어느 수준까지 행사할지도 논란거리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황 권한대행의 승인을 얻어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을 마사회장에 내정하면서 인사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총리실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공공기관의 경영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경제 및 대국민 서비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되는 공공기관장 중 부득이한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인사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장관급에 대한 인사는 검토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2004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도 감사원 감사위원 등 차관급 4명,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을 비롯한 공공기관장 4명 등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

 야당은 인사 중단을 요구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대규모 낙하산 투입이 우려되고, 탄핵 민심을 고려하면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인사권 행사는 국회와의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를 제한할 실질적 방안이 없다는 게 야권의 고민이다.

장택동 will71@donga.com·유근형 기자
#황교안#권한대행#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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