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심판]朴대통령 ‘특별한 관계 아니다’ 강조 “측근비리 역대 대통령도 탄핵대상”
변양균 게이트 무죄 선고 판례 언급… 직권남용-3자 뇌물죄 방어 나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이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과거 정권의 대통령 측근 비리 사례를 헌법재판소에 낸 답변서에 포함시켰다. 국회 탄핵소추의결서의 논리대로라면 측근 비리가 있었던 역대 대통령은 모두 탄핵 대상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최순실 씨 등에 대한 특혜 제공 의혹과 관련해 다투는 과정에서는 과거 변양균·신정아 게이트의 대법원 판결을 내세웠다. 학력 위조 등으로 논란이 됐던 신정아 씨와 연인 관계였던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2004년 3월부터 2007년 7월까지 10개 기업에 신 씨가 학예실장으로 있던 성곡미술관에 총 8억5000만 원을 후원하도록 요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직권남용,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했지만 대법원은 2009년 이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기업이) 막연히 선처해 줄 것을 기대하거나 직무와 무관한 다른 동기에 따라 제3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경우 부정 청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변양균·신정아 사건과 비슷한 사안에서 대법원이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한 경우도 있다. 2002년 이남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자신이 다니던 절에 시줏돈 10억 원을 내도록 SK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박 대통령은 ‘지인(知人)의 항변권’도 내세웠다. 그는 답변서에서 최 씨를 지인이라 칭하며 “지인의 의견을 일부 반영했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것이고, 역대 대통령도 같은 방식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본인이 개인적 이득을 취한 바 없고, 최 씨의 사익 추구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서 최 씨 등이 관여한 비율을 계량화하면 1% 미만”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답변서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봉하대군’으로 불린 형 노건평 씨가 대우조선해양 사장 인사에 개입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때도 형 이상득 의원이 ‘만사형통(萬事兄通)’으로 불리며 각종 민원창구 역할을 했다며 최 씨와 자신의 관계가 ‘특별하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당시 삼성 일가가 8000억 원의 사재를 출연하자 정부가 나서서 관리하겠다며 재단 이사진을 친노(친노무현) 인사들로 채운 사례도 들었다.
이에 대해 헌법 전문가들은 “교통신호 위반 운전자가 ‘왜 나만 잡느냐’며 단속을 거부하는 것처럼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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