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한민국 정책평가]주택수요 관리않고 빚절감 역부족
DTI 규제 등 여신심사 강화해야
올해 1300조 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문제를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1순위 과제로 꼽았지만 부동산 경기 부양이라는 기존 정책기조와 충돌하면서 변죽만 울렸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올해 말 1330조∼1360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8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 속도도 문제다. 18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계 빚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내년 말까지 5년간 496조 원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노무현 정부(200조7000억 원)와 이명박 정부(298조4000억 원) 10년간의 가계부채 증가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관리 정책의 구조와 과정, 결과가 대체로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가계부채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주택 수요에 있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와 같은 수요 관리 방안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8월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1차 대책은 주택 공급 축소를 우려하는 분위기를 확산해 오히려 수요를 자극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지난달 정부는 집단대출과 상호금융권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했지만 이미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대출이 증가한 이후라 뒤늦은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계부채 관리를 ‘투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 문제는 현재 경기상황을 판단하는 증상인 동시에 총량을 관리해야 하는 정책 목표”라고 소개했다. 이어 “경기를 살리기 위해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을 쓰면서 동시에 DTI 규제를 강화하는 등 여신심사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더 이상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도 “통화당국과 조율을 통해 기준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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