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34명 “가짜 보수와 결별… 27일 분당 결행할 것”
반기문 “한국 발전에 한몸 불사를 것” 사실상 출마 선언
26년만에 4당 체제… 대선 다자구도속 합종연횡 신호탄
‘제3지대’서 만날까 21일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탈당을 선언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
사진)이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정치권이 대선 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내년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새누리당 탈당을 결의한 의원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왼쪽 사진 왼쪽부터 김학용 이군현 김성태 유승민
김무성 황영철 권성동 정운천 의원.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뉴욕=부형권 특파원
내년 대선의 양대 변수로 꼽힌 새누리당의 분당(分黨)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21일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4명은 이날 분당을 공식 선언했다. 비주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가짜 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 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을 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27일 분당을 결행하겠다”고 밝혔다. 비주류가 단번에 원내교섭단체(의원 20명 이상)를 구성하면서 20대 국회는 4당 체제가 됐다. 4당 체제는 13대 총선 이후 26년 만이다.
탈당파들이 창당할 ‘보수신당’(가칭)의 ‘새로운 길’은 법치(法治)에 기반을 둔 공화주의로 외교안보 분야는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정통 보수 기조를 굳건히 하되 경제 교육 노동 분야에선 개혁 노선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쪼개진 날, 반 총장도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 국민 복리와 민생 증진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에 73세가 되지만 건강이 받쳐주는 한 국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은 2014년 11월 ‘반기문 대망론’이 불거진 뒤 2년여 만이다.
새누리당 분당과 반 총장의 출마 선언 등이 맞물리면서 내년 조기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지각 변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신당 측 유승민 의원은 이날 “신당 지지가 올라가면 좋은 분들이 (신당으로) 올 것이고, 반 총장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보수신당 측 인사는 “김무성 전 대표에게 반 총장 영입 필요성을 얘기하니, 김 전 대표가 ‘그건 내게 맡기라’고 했다”고 전했다. 보수신당 측과 반 총장 간의 모종의 연결고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반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와 촛불시위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한국 사회의 적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국민이 없고 나라가 없는데 정당과 (계)파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기존 정치권과 자신을 차별화한 동시에 당분간 특정 정당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보수신당과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국민의당이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어 제3지대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친문(친문재인)계를 제외한 ‘비박·비문 연대’가 현실화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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