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가 탈당해 새로 만들 ‘보수신당’(가칭)은 ‘공화주의’를 핵심 가치 중 하나로 내세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병국 주호영 보수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첫 실무회의에서 향후 신당 창당 일정 등을 논의했다. 보수신당은 기존 새누리당 당헌·당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실천을 통한 차별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다만 탄핵 정국이 헌법 유린에서 비롯된 만큼 인치(人治)가 아닌 법치(法治)를 핵심 가치로 하는 공화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진정한 보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정당은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의 새누리당이 아닌 신당임을 강조하겠다는 얘기다.
보수신당은 내년 1월 말 설 연휴 전까지 창당발기인대회와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거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중앙당 등록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신당 측 관계자는 “설 연휴 동안 국민들에게 보수신당의 평가를 받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명은 공모를 통해 결정하고, 당사는 서울 여의도에 마련할 계획이다. 27일 비주류의 탈당계 제출과 맞물려 다음 주 중 신당의 당헌·당규나 당사 위치 등이 일부 공개될 수도 있다.
당초 김무성 전 대표는 20일 유승민 의원과 따로 만나 유 의원에게 ‘신당 창당 작업을 주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 의원이 고사하면서 신당 창당 작업은 정병국 주호영 의원이 진두지휘하게 됐다. 유 의원은 내년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창당 과정에선 한발 비켜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0.1% 가능성만 있어도 끝까지 당에 남아 개혁하겠다는 입장이 가장 강했지만 불가능했다”며 “신당은 개혁 보수여야 한다. 안보는 정통 보수 입장을 견지하되 경제 노동 복지는 개혁적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이종구 의원은 “종북 세력을 배척할 수 있는 보수신당을 원한다”고 했다. 보수신당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언급한 셈이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탈당 선언 직후 측근들에게 “그동안 사람들은 내가 이번에도 (탈당을) 못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번에는 해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신당 창당을 추진했다가 막판에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엔 신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4년 전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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