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훌쩍 넘은 신당, 정진석 등 합류땐 ‘제3당’ 넘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2일 03시 00분


[대선정국 빅뱅]신당 규모 어디까지

 
박지원-정진석 무슨 논의?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가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비주류 진영이 탈당을 선언한 가운데 정치권에선 비주류와 국민의당의 
결합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박지원-정진석 무슨 논의?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오른쪽)가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를 찾아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비주류 진영이 탈당을 선언한 가운데 정치권에선 비주류와 국민의당의 결합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새누리당을 탈당해 ‘분당(分黨) 열차’의 티켓을 끊은 비주류 의원은 21일 현재 34명이다. 비주류는 분당 시점으로 잡은 27일까지 중립 성향 의원 30여 명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치열한 쟁탈전을 벌일 예정이다. 중립지대 의원 일부가 탈당 대열에 합류하면 국민의당 의석수(38석)를 넘어 단번에 제3당의 지위를 넘볼 수 있다.



 이날 탈당을 결의한 의원 34명의 지역을 보면 서울 경기가 17명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PK(부산경남울산) 10명, TK(대구경북) 2명, 강원 2명, 충청과 호남 각 1명 등이다. 서울의 경우 이미 탈당한 김용태 의원을 제외한 새누리당 의원 11명 중 김선동 지상욱 의원을 뺀 9명이 탈당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TK는 새누리당 현역 의원 23명 중 2명(유승민 주호영 의원)에 그쳤다. 지역별 정서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례대표 중에선 김현아 의원이 유일하게 동참했다. 비례대표는 탈당 즉시 의원직을 잃게 돼 비주류는 이날 김 의원의 출당을 요청했다.

 다만 27일 실제 탈당을 결행할 의원은 34명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날 비주류 모임에서 탈당계를 미리 작성한 의원은 25명 안팎이었다고 한다. 내년 1월 초 탈당을 고려 중인 한 재선 의원은 “친박으로부터 직접 핍박을 당한 것도 아니라서 지역 지지자들을 좀 더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주류 모임에 참석한 강석호 의원은 아예 탈당 결의를 번복했다. 그렇다 해도 탈당 즉시 원내교섭단체(20명)를 구성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탈당파의 1차 목표는 3당 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관건은 30명 안팎인 새누리당 중도파의 선택이다. 이들 중 절반은 1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후 이주영 의원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 김광림 전 정책위의장 등 10여 명이 속한 중도의원 모임은 전날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를 던진 비주류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비주류 측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새누리당은 불임정당”이라는 논리로 중도파 설득 작업에 들어갔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모임에서 “청와대가 탄핵 심판 청구 기각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공동운명체인 집권여당은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기 대선을 전제로 한 대선 경선 논의조차 하기 힘들다”며 “새누리당으로 어떻게 보수 재집권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탈당파 내부에선 보수신당이 ‘보수 대표성’ 경쟁에서 우위에 서면 급속도로 ‘친박당’이 와해돼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2당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탈당 인원을 50명까지 채워 결행하자는 말도 있었지만 흐름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분당을 바라보는 국민의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구조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애국의 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당의 대주주인 안철수 전 대표는 “(새누리당 비주류가) 탈당 여부와 상관없이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는 여권 비주류와의 연대 가능성도 생겼지만 동시에 제3지대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해진 데 따른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보수신당으로 향할 경우 국민의당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안 전 대표가) 혼자 (대선 경선에) 나와서 (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홍수영 gaea@donga.com·황형준 기자
#교섭단체#새누리당#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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