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내부 “多者구도 대선 승리 장담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2일 03시 00분


[대선정국 빅뱅]문재인은 “야권통합 논의 불필요” 선그어
제3지대 커지면 친문 고립 가능성… 문재인 “우리 힘만으로 정권교체” 강경

 21일 새누리당 분당이 현실화되자 더불어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적진이 분열됐지만 다양한 정계 개편 시나리오에 계산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가장 혼란스러운 체제가 4당 체제”라며 “이해관계에 따라 이 당, 저 당이 붙기도 하는 등 이상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국회가 교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보수신당’(가칭)이 40석 이상으로 출발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만약 보수신당이 40석 이상이 되면 대선은 4자 구도로 치러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1987년 대선 때 야당 분열로 노태우 후보가 당선된 것처럼 보수 진영이 어부지리로 승리를 거머쥔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한다는 얘기다.

 보수신당이 40석 이하로 출범한다면 제3지대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진영을 고립시키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여당의 분화가 자칫 민주당의 내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추미애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새판 짜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도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친문 진영이 ‘우리끼리 해도 대선에서 이긴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가 탄핵 이후 “내년 1월에는 야권 통합 이슈가 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은 ‘민주당 대 비(非)민주당’ 구도를 밀어붙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분당, 정계 개편 등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저는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야권 통합에 대해서도 “아직은 논의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우리 당의 힘만으로 정권 교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선제적으로 전선을 형성하고, 지지층 결집과 당내 구심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다만 보수신당 창당에 따른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보수 성향 지지층의 기본 규모가 있기 때문에 보수신당도 적잖은 힘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비박(비박근혜)계와 야권 일부의 연대 움직임에 호남 민심의 반감이 커진다면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출범한 당 호남특별위원회에는 전해철 홍영표 의원 등 친문 의원들이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호남 의원 3명이 친문 의원들보다 아래 직급인 부위원장, 위원에 임명된 것을 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호남 의원 3명은 모두 비문 성향이다. 한 당직자는 “호남 민심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당의 분화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야권통합#민주당#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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