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2일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5차청문회에 출석했다. 그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6일 검찰 조사를 받은 이후 46일 만.
이날 청문회에는 우병우 전 수석과 조여옥 대위 두 명만 출석해 사실상 '우병우 청문회'로 진행됐다. 실제로 오전 내내 우병우 전 수석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청문회에서 우병우 전 수석은 예상대로 자신에 관한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모르쇠를 일관했다. 각종 의혹 제기에 "모른다" "그런 적 없다"로 맞선 그의 주요 발언들을 모아봤다.
① "최순실 모른다"
우 전 수석에게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은 '최순실' 관련 질문이었다.
첫 질의자였던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우 전 수석에게 "최순실을 언제 알았냐"고 묻자, 우 전 수석은 "최순실 씨는 현재도 모른다. 언론에서 봤다. 관련 의혹은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최순실을 만난 적 있냐"고 묻자, "한번도 본 적 없다. 정윤회 문건 사건 때 정윤회 부인이라고 안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를 조사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도 "없다"라고 부인하며 박 대통령에게도 보고한 적 없다고 답했다.
최순실을 계속 모른다고 답하자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전 민정수석으로서 최순실 씨를 몰랐더라도 범죄다. 업무 중에 중요한 것을 하나도 안 한 것"이라고 꼬집으며 "만약 최순실을 몰랐다는 증언이 거짓이라며 '위증'으로, 진실이어도 '직무유기'로 처벌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② "아니다" "그런 적 없다" 모든 의혹 부인
청문회 1차서부터 4차까지 출석요구서를 받지도 않은 채, 잠적했던 우전 수석은 이날 잠적설에 관해 완강히 부인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그동안 왜 도망 다녔느냐"라고 묻자, "도망 다니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손혜원 의원 역시 청문회 불출석을 위한 도주 의혹을 언급하자 "나는 도망간 적 없다. 증인으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 전 수석은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부인하는 태도를 일관했다.
도종환 의원이 2년 전 광주지검의 세월호 사건 수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우 전 수석은 "압수수색 하지 말라고 전화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의 인사청탁 의혹이 사실이냐라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혜훈 의원은 국정농단 사태가 언론에서 제기된 이후 청와대가 10월 22일 작성한 대응 문건을 보여주며 "문건에서 '미르와 K스포츠재단은 법적 문제가 없으니 전면 부인하라'고 하는데 이는 위증을 교사하고 사실을 은폐한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실에서 대응문건을 만든 적이 없고 부인하라는 지시도 내린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장모에게 '차은택을 잘 봐달라'는 얘기를 한 적 있느냐"라는 질문에도 "전혀 그런 적 없다"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이 2013년 우 전 수석과 김장자 씨, 최순실 씨 골프 회동 여부를 묻자 이 역시 아니라며 부인했다.
③ "박근혜·김기춘 존경한다"
우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존경한다고도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박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묻자, 우 전 수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그런 분으로 알고 있다"며 "비서로 볼 땐 훌륭했던 분. 존경한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에 대해선 "내가 비서실장으로 모신 사람이다. 존경했다"라고 밝혔다.
④ 해명의 연속
정유섭 의원이 왜 모 방송사 기자를 노려봤냐고 묻자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놀라 내려봤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다"고 해명했다.
검찰 조사 중 팔짱 낀 모습이 포착된 것에 대해선 "팔짱 낀 것은 장기간 조사 후 휴식시간의 일"이라며 "몸이 안 좋아 일어서 팔짱을 낀 것"이라고 했다.
오전 내내 '모르쇠'와 부인을 일관하는 우 전 수석 태도에 대해 김성태 위원은 "답변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우 전 수석은 "위원장께서 그렇게 보셨다면 국민에게 송구한데 이 자리는 진실을 규명하는 자리라 나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는 것"이라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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