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청문회]우병우 “朴대통령과 주로 전화 통화… 독대 횟수 안밝히는게 비서 본분… 장모도 최순실 씨 모른다고 해”
세월호 수사때 檢에 전화만 인정… 국정원 핫라인 논란엔 “정상적 보고”
의원들 의혹 규명 못하고 호통만… 26일 최순실 구치소 현장 청문회
22일 최순실 국정 농단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는 ‘우병우 청문회’였다.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이날 각종 의혹에 “아니다”로 일관했고, 특위 위원들의 결정적인 ‘한 방’이 없는 질문 공세는 우 전 수석의 방패를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 “대통령과의 독대 횟수 밝힐 수 없어”
우 전 수석은 촛불 민심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정치적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느냐는 질문에는 “존경한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식으로 말했고 진정성을 믿었다”고 답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서도 “내가 모신 비서실장이라 존경했다”고 했다.
우 전 수석은 대통령과의 독대 여부에 대해선 “주로 전화 통화를 했다”며 “독대한 적 있다. 몇 번인지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자주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대 횟수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비서라는 공직자로서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장의 핫라인 보고 의혹에 대해서도 우 전 수석은 “국정원 보고를 정상적으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추 전 국장을) 올해 초 한 번 만났다. 전화는 가끔 했다”고 답했다. ○“최순실 차은택 모른다”
우 전 수석은 국정 농단 의혹 중심에 서 있는 최순실, 차은택 씨를 아느냐는 질문에 모두 “모른다”고 주장했다. 최 씨의 관저 출입 여부도 “나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고영태 씨로부터 ‘차 씨의 법조 조력자가 김기동(검사장)이고, 김기동을 우병우가 소개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은 “차 씨든 김 씨든 여기 불러서 확인해 봤으면 좋겠다. 차 씨를 만난 적도 없고 명함을 준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김기동 현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은 실제 올해 초 차 씨를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 후배 검사 중 한 명이 차 씨와 휘문고 동기인데, 후배와 차 씨가 만난 자리에 우연히 동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는 김 검사장이 미르·K스포츠재단이나 최 씨 관련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 장모와 최순실 차은택 골프 회동 사실 아니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최 씨의 차명 소유 회사가 (우 전 수석 장모 김장자 회장 소유의) 기흥컨트리클럽과 거래도 하는데 어떻게 최 씨를 모르냐”고 따졌다. 이에 우 전 수석은 “일단 나는 최 씨를 모르고 전부 장모와 관계된 것”이라며 “장모에게도 (최 씨를 아냐고) 물었지만 모른다고 했다”고 답했다.
2013년 장모인 김장자 회장과 최순실 차은택의 골프 회동에 대해서도 “차은택을 모르기 때문에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건 우리 장모밖에 없다”고 책임을 미루면서 장모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느냐고 묻자 “예”라고 답변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우 전 수석의 장모는 최 씨가 기흥컨트리클럽만 오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이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우병우를 최순실이 꽂아줬다고 (우 전 수석 장모로부터) 들었다”는 취지의 기흥컨트리클럽 종업원 음성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은 “납득할 수 없다”며 “후배가 근무한 자리에 가는 게 맞나 고민했다”고 맞섰다.
○ 해경 수사 때 전화 유일하게 인정
이날 유일하게 우 전 수석이 인정한 건 세월호 참사 수사와 관련해 광주지검 수사팀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내용이다. 수사 개입이 아니라 기관(검찰-해경)끼리 충돌하고 있는 내용에 대한 상황 파악일 뿐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법무부에 문의하는 게 정상”이라며 “(수사팀에 전화한) 행위 자체가 불법이다”고 몰아세웠다.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 업무일지에 ‘우병우팀’이라고 적은 지시 내용에 대한 질문에도 우 전 수석은 “그런 건 없다. 나는 모르겠다”고 피해 갔다. 결국 여야 특히 위원들은 추가 의혹을 파헤치지 못한 채 호통만 이어갔다.
우 전 수석은 각종 인사권에 개입해 이른바 ‘우병우 사단’을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언론에서 붙인 얘기다. 사조직도 아니고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누리꾼들은 “오늘 청문회에서 밝혀진 우병우의 죄는 대통령과 김기춘을 존경한 죄, 검찰에서 팔짱 낀 죄, 청문회에서 삐딱하게 있고 메모한 죄뿐”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