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묘소 방문한 반기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부인 유순택 여사(반 총장 왼쪽)와 함께
21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묘소를 방문했다. 링컨박물관의 동상 앞에서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유엔 제공
‘신(新) 4당 체제’가 가시화되면서 충청권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소통과 통합, 포용의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대권 출사표를 낸 충북 출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2)이 21일(현지 시간) 미국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묘소를 방문했다. 링컨은 미국을 대표하는 통합과 포용의 리더로 평가받아 왔다는 점에서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 총장은 이날 링컨 묘소와 링컨박물관을 둘러본 뒤 스프링필드 지역 정치인들을 만나 “국민만을 생각한 링컨 대통령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는 미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오래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링컨박물관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쓴 링컨 전기를 보여 주면서 “링컨 전기를 쓴 유일한 대통령(노무현)”이라고 소개하자 반 총장은 “나를 대통령외교보좌관으로 발탁해 줬고, 유엔 사무총장이 되도록 지도해 준 분”이라고 화답했다.
당장 반 총장과 충청권 맹주를 다툴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2일 “국민이 (반 총장이라는 인물에) 속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안 지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 총장은) 일관적인 소신과 신념에 의한 정치가 아니라 그때그때 힘센 분한테 (붙었는데) 지금 국민의 힘이 세기 때문에 국민한테 붙는 것 아닐까”라며 “그런 태도로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보수신당’(가칭)의 기치를 올린 새누리당 비주류 탈당파 의원들은 구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황영철 의원은 라디오에 나와 “반 총장이 어느 정치 지형에서 (정치를) 할 것인가 하는 선택이 매우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이 보수신당을 선택한다면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의 동반 탈당 가능성도 커지고, 그러면 새누리당을 제치고 원내 제2당이 될 수 있다는 속내도 황 의원은 드러냈다.
국민의당은 ‘밀당(밀고당기기)’ 태도를 보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반 총장 측에서 사람을 보내 국민의당으로 올 테니 연합하자고 제안했다”라면서 “안철수, 천정배, 정운찬, 손학규와 치열하게 경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거절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현상은 1997년 호남의 DJ(김대중)와 충청의 JP(김종필)가 손잡고 집권에 성공한 DJP 연합과 비견되기도 한다. 다만 반 총장이 당시 JP에 비해 지지율이 높아 독자 행보가 가능하고, 지역 구도가 엷어졌다는 차이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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