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위안부 피해 기록을 당초 계획했던 ‘정부 백서’가 아닌 ‘연구보고서’ 형태로 발간하기로 했다. 연구보고서는 집필 주체가 민간인 데다 ‘대한민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의 실상을 역사에 남기고 해외에 알린다’는 본래 취지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26일 “현재 진행 중인 (위안부 백서 발간을 위한) 민간 용역 연구 결과를 내년 상반기 중 보고서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민대 일본연구소 등에 백서의 초안에 해당하는 연구보고서 작성을 맡긴 상태였다. 이 관계자는 “백서 발간은 추후 검토하겠다”라면서도 “(외교부 등) 부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백서가 언젠가 반드시 발간될 것이라고도, 발간이 취소됐다고도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백서를 낼지 ‘추후’ 검토하겠다는 발언은 현 정부 차원의 발간 계획은 철회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2014년 7월 처음 위안부 백서 발간을 추진할 당시 “2015년 말까지 백서를 공개하겠다”라고 밝혔지만 그해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뤄진 직후 백서 초안을 제출받고도 공개를 미뤄 왔다.
이에 따라 위안부 합의 이후 피해 기록, 홍보 사업이 일률적으로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가부는 민간단체를 통해 지원해 온 위안부 기록 유네스코 등재 지원 사업을 올해 중단했고,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예산은 올해 24억3000만 원에서 내년 12억9000만 원으로 반 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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