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최순실, 朴대통령 원망하는 느낌…교도소 소장, 崔에 ‘쩔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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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7일 0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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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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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의 핵심인 최순실 씨를 상대로 한 ‘구치소 청문회’에 참석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원망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왜 나를 지켜주지 못했냐.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에 재단 이사장 만들어주려고 내가 이 고생했는데…’, 이런 것이 (최 씨의) 눈 속에 담겨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씨는 또 대통령과 관련된 질문엔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 심경이 복잡하다’고 답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앞서 최 씨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서울구치소 현장신문은 우여곡절 끝에 26일 수감동 내 접견실에서 2시간 반 동안 이뤄졌다. 수감동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구치소 측이 취재진의 입장을 불허하자 국조특위 위원들이 페이스북에 생중계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특히 박 의원은 “무장 병력까지 배치했다가 페이스북을 켜니까 사라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너무 화가 나서 아직도 뒷목이 뻐근하다”면서 “최순실을 면담하러 들어간 수감동에 무장 교도관이 배치됐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슴에 기동순찰대라고 써 있더라. 시커먼 옷을 입고 덩치가 보통 사람의 1.5~2배 정도 되는 사람들인데 가슴에 무장을 하고 있더라”며 “이 무장 교도관이 배치되는 경우는 교도소 내에서 폭동이 일어나거나 수감된 사람들끼리 폭행사건이 있을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페이스북) 생중계를 시작하려고 휴대전화를 쥐니까 이 사람들이 쏜살같이 없어져서 사진을 못 찍었다. 그 사람들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순실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있었던 그 방에 무장 교도관이 배치됐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 사람들이 보안과 소속이라고 하더라. 이 사람들을 불러들인 사람이 누구인지를 나중에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장 교도관을 배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에 대해서는 “보안과장, 교도소 소장, 법무부차관 세 명 중 한 명”이라며 “그 이상은 잘 모르겠다. 그 위에 지시가 있었다면 황교안 총리 권한대행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최순실을 만난 소감에 대해서는 “일단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기 관심사나 아니면 호기심이 생기는 질문, 이런 데는 아주 또렷하게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박 의원은 “‘태블릿PC를 유상영에게 맡겼나’라고 질문했더니 갑자기 저를 탁 쳐다보면서 눈을 똑바로 뜨고 ‘그 얘기 어디서 들으셨어요?’ 이렇게 아주 분명하게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당신이 정직하게 얘기하면 나도 이 이야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상황을 설명해 주겠다’ 했더니 다시 또 고개를 딱 숙이고 대답을 안 하더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또한 교도소 소장이 최 씨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였다고 폭로했다.

그는 “(최 씨가)화장실을 가겠다고 해 제가 여성위원이라 따라나섰다”며 “화장실을 갔다 나오더니 교도소 소장에게 ‘제가 왜 여기 있어야 되냐’, ‘빨리 보내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게 통하는 것 같다. 제가 교도소 면회를 여러 번 가봤지만 교도소 소장이 저렇게 쩔쩔매는 수감자를 처음 봤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법무부도 지금 쩔쩔맨다. 교도본부장이 어제 있었는데, 이 사람(최 씨)한테 쩔쩔매더라”면서 “아마 아직 대통령이 헌재에서 탄핵되지 않고 살아 있다고 생각해서 자기네한테 불이익이 올까 봐 그러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도소 소장이)쩔쩔매는 장면과 무장 교도관을 배치한 그 두 가지 사실 때문에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감을 느낀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위 위원들에 따르면 최 씨는 ‘박 대통령과 정유라 씨 중 누가 더 걱정되느냐’는 질문에 “딸이 더 걱정된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잠시 눈물을 보였었다”면서도 “그 사람한테 동정심을 가질 수 있는 어떠한 요만큼의 인간적인 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잘라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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