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김종덕, 문화계 블랙리스트 본 적 없다고? 개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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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7일 10시 41분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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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6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이 청문회에서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속된 표현으로 ‘개가 웃는다’”라며 ‘명백한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장관이 수시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기 지시를 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진룡 전 장관이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봤다고 밝힌 시기는 퇴임 직전인 2014년 6월경. 유 전 장관은 인사 등 문제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2014년 7월 16일 면직됐고, 이후 후임으로 김종덕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가 문체부 장관에 임명됐다.

그는 “청와대 쪽에서 갖고 있었던 (블랙리스트)자료는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며 “문체부에서 갖고 있었던 자료의 경우 듣기로는 계속 수시로 파기하라고 지시가 내려왔고 파기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파기 지시를 내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청와대) 교문수석실을 통해 지시가 내려왔다.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이 수시로 지시를 했다”며 “문체부 내에서는 장관 등등(이 파기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조윤선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인가’라는 질문에 “조윤선 장관은 장관으로 온 지가 얼마 안 됐으니까”라며 김 전 장관이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날 문체부 예술정책관실·콘텐츠정책관실 등과 조윤선 장관 집무실·차관실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블랙리스트)자료를 아마 찾아낼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파기 지시가 수시로 내려왔지만, 남아있는 자료가 있을 거라는 것.

유 전 정관은 “합리적인 기대다. 문체부 식구들에게 항상 부탁을 했던 게 ‘장·차관이 아무리 지시를 하더라도 옳지 않은 것은 지적을 해야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라도 부당한 지시를 할 경우에는 그걸 수행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세세한 메모와 그 기록을 남겨라’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의 기록이기 때문에 당신들은 이걸 해야 할 공공의 의무가 있다’ 그렇게 부탁을 했었다”며 “실제로 제가 (장관으로)있을 때 그런 기록을 습관적으로 남긴 것을 많이 봤기 때문에 문체부 식구들이 분명히 그런 기록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들이 아무리 이걸 파기를 하라고 했어도 아마 어딘가 남아있을 것”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건 한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7일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박 특검팀은 대통령정무수석실이 작성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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