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주재국별로 월급이 다르지만 북한 대사는 900∼1100달러(약 108만∼133만 원), 공사는 700∼800달러(약 85만∼97만 원) 정도를 받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가가 비싼 영국에서 이 정도 월급을 받고도 생활한 것에 대해 “대사관에서 집체생활을 하고 가족이 쓰는 전기·수도 등 각종 사용료를 북한 당국이 부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외공관에는 별도의 감시요원을 파견할 재정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통상 차상위(공사급) 외교관이 ‘당 비서’ 역할을 맡아 대사관의 동향을 감시해 본부에 보고한다고 태 전 공사는 전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당국에 상납하기 위한 별도의 ‘외화벌이’에도 나서야 하지만 할당액은 없다고 한다. 다만 외무성 사업청에서 각 대사관, 외교관별로 평양으로 보낸 외화액을 ‘총화(평가)’한다. 향후 인사에 반영한다는 의미다. 대사관에 파견된 무역성 등 경제부서 출신들은 외화벌이 과제를 할당받기 때문에 상당한 심리적 고충과 압박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1990년대 말 덴마크 주재 북한대사관 근무 시절 8세이던 아들이 학교에서 겪었던 일화도 털어놨다. 집에 온 아이가 가방을 던지며 “이순신이 누구야, 아버지?”라고 대들었는데 ‘자기 민족의 위인을 써내라’는 학교 과제에 자신은 ‘위대한 김일성’을, 같은 반의 한국 급우는 ‘위대한 이순신’으로 답한 것을 납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역사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는 북한에서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는 김일성 앞에만 쓸 수 있고 일본을 몰아낸 건 김일성(항일 빨치산)으로만 알던 아이에게 복잡한 설명을 하기 어려웠던 그는 “크면 설명해 줄게”라며 얼버무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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