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의원들 배지 반납하라”… 서청원-최경환 “2선 후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30일 03시 00분


새누리 비대위장 선출… 쇄신 예고… 인명진 “탄핵 책임지고 의원 총사퇴 마땅”
서청원 “백의종군”… 자진탈당은 부인… 최경환 “낙동강 전선서 석고대죄할 것”

인명진 비대위장 만장일치 추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가운데)가 29일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받은 뒤 당 관계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제 전 최고위원, 정갑윤 의원, 인 신임 
비대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 원유철 의원.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인명진 비대위장 만장일치 추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가운데)가 29일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받은 뒤 당 관계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제 전 최고위원, 정갑윤 의원, 인 신임 비대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 원유철 의원.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새누리당이 29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선출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적 쇄신을 포함한 강도 높은 당 개혁을 예고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새누리당이 죽어야 보수가 산다. 당의 개혁은 과거의 잘못을 처절히 반성하고 책임지겠다는 자세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의원 99명에게 의원 배지를 반납하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도 탄핵 당한 마당에 (집권여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사퇴하는 게 마땅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해 상징적으로 의원 배지부터 빼앗겠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책임론이 불거진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에 대한 인적 쇄신도 예고했다. 그는 기자들을 만나 “내일(30일) 아침 일찍 현충원을 참배한 뒤 (인적 청산과 관련해) 자세한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또 “그럴듯한 구호와 화려한 말, 번지르르한 정책으론 개혁이 결코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인적 쇄신을 당 개혁의 첫 번째 과제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 핵심 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 핵심들의 자진 탈당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포함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2선 후퇴’와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나서 주목된다. 최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치 2선으로 물러나 국회 공식 일정을 제외하고는 지역에 머물면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낙동강 전선’을 오가면서 새누리당을 아껴주셨던 분들을 만나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사죄하면서 용서를 비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이어 “(산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가 되고 싶다”며 “그래서 당의 재건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미 2선 후퇴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한 만큼 많은 고뇌를 하고 있다. 아마 인 위원장이 개혁의 아이콘이 될 거다. 잘 하실 거라 본다”고 했다. 그는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자진 탈당설을 두고 “정치인이 백의종군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선을 그었다.

  ‘인명진 비대위’의 안착 여부가 인적 쇄신 방향과 성패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 인 위원장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줄지는 미지수다. 인 위원장은 당초 이날까지 끝마치려던 비대위원 인선을 내년 1월 초로 미뤘다. 인 위원장은 전날 밤까지 개혁 성향 외부 인사들에게 비대위 참여를 요청했지만 대부분이 고사했다고 한다. 같은 날 원내 인사를 만난 인 위원장은 “당이 ‘난파선’인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답답함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 위원장은 비대위 인선 난항을 두고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데 집권여당이 비대위원 10여 명을 못 모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송찬욱 기자
#인명진#서청원#최경환#새누리#비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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