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새해특집]기자회견 후 한국민 반응에 촉각
해방된 희열 보여주고 싶었을뿐… 민족문제 정파적 편가르기 안돼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할 때 만세를 부르려고 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니 기자가 아무도 없더라.”
태영호 전 공사는 지난해 12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만세를 부른 사연을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나는 정말 오랜 심리적 고충과 준비를 거쳐 한국에 왔다. 한국 땅에 발을 디디는 순간 노예에서 해방된 희열을 만세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중 나온 관계기관 요원들이 “지금은 만세 부르고 그런 시절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태 전 공사는 “내 심정을 알릴 기회가 사라졌다”고 아쉬웠다며, 그 생각 때문에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만세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에 대한 비판을 접하고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네티즌(누리꾼) 반응을 좀 봤는데, ‘잘 오셨다, 환영한다’는 말보단 ‘누구의 사촉을 받아 왜 이 시점에 기자간담회 하냐, 정부가 만세 부르라고 시켰냐’는 이런 반응들이 눈에 더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이것만은 좀 똑바로 밝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같이 만세를 불렀던 사연을 설명했다. 그는 “아직 한국 실정이나 정서를 몰라서 더 많이 공부해야겠지만, 정말 나의 마음은 만세를 부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해외 공관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를 본 소감도 다시 털어놓았다.
그는 “동아일보는 해외에서 인터넷으로 계속 봤는데, 통일정책과 탈북민 정착 관련 글에 신뢰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로 접한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에 관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태 전 공사는 “유튜브에서 ‘북한’이라고 검색해보니 ‘이만갑’의 조회수가 상당히 많더라. 나는 이만갑이 누구 이름인지 한참을 고민했다(웃음). 앞으로 이만갑 출연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황장엽 선생도 당신처럼 단순하게 생각하고 그러다가 정권의 희생양이 됐다”, “앞으로 당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고, 누구 편에 서서 말하는지 아느냐”고 하는 글도 읽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 전 공사는 “민족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에 좌우를 따지며 정파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치엔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정권이 교체될 경우 자신의 활동도 고민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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