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새해특집]“北 정책결정 시스템, 정상적 시각으로 보면 안돼”
김정은 신격화 위한 ‘정보 독점 시스템’… 정권내 파벌 대립 있을수 없어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의 대내외 정책 결정 시스템이 김정은을 정점으로 부처별로 이뤄지는 비밀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정책적 결정이 조직지도부나 외무성에서 결정되고, 심지어 매파와 비둘기파의 대립이 존재할 것이라는 한국 등 외부의 시각과는 다른 중요한 증언이었다.
그는 “북한을 바라볼 때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처럼 정상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수령에 대한 신격화에 기초해 움직이고 유지되는 사회라는 점으로 이런 체제를 설명했다. 그는 “수령에 대한 신격화가 뭐냐면 수령은 인간이 아니고 하늘과 같은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김정은을 하늘처럼 만들려고 하다 보니 모든 부서가 별도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만약 회의 등을 통한 집단 협의 시스템으로 정책을 결정하면 이른바 ‘하늘’을 신격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결국 모두 정보를 은폐하고 해당 부서에선 자기 해당 부분만 김정은에게 보고한다”며 “이런 보고를 종합해 김정은이 정책화해야 일반 사람들도 김정은을 신격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령 대외정책의 경우 외무성만 준비해서 김정은에게 보고한다는 것. 이 과정에는 노동당이 절대 관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힘이 세다고 하지만 오직 주민 관리 통제만 담당한다는 것. 다른 모든 부서도 이렇게 별도로 움직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태 전 공사는 대미 정책처럼 북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도 노동당의 지도를 받지 않고 외무성 스스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다면 그의 행동을 예측하고, 대응을 짜는 것도 외무성 미국국에서 만들어 김정은에게 보고한다. 1안, 2안 이런 것도 없고 아예 결정해서 보낸다”고 말했다. 가령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말한 것이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선 한동안 핵이나 미사일 실험 같은 것을 하지 않고 차후 동향을 좀 더 지켜보려 한다’고 보고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다만 군부가 예상치 못하게 미사일을 쏴버려 외무성으로선 차질이 빚어지는 일도 생긴다고 한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 좀 더 지켜볼지 미사일을 쏠지 같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김정은도 보좌팀의 도움을 받아 결정할 것이라고 태 전 공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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