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에 앞서 선거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어제 “18세 투표권 보장과 결선투표제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간다”고 호응했다. 야권은 젊은층으로 갈수록 지지도가 높다고 본다. 개혁보수신당도 어제 18세 투표권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가 일부 의원의 반발로 보류하긴 했지만 찬성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18세 투표권은 과거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여러 차례 논의됐으나 젊은층으로 갈수록 지지도가 낮은 새누리당이 반대해 무산됐다. 18세면 고등학교 3학년이다. 일각에서는 18세 투표권이 도입되면 고3 교실까지 정치판으로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한국만 선거연령 하한이 19세이고 세계 147개국이 18세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학제가 같은 일본도 지난해 18세 이상으로 바꿨다.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은 결선투표제의 도입을 함께 요구한다. 최초 투표에서 과반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후보만으로 투표해 당선자를 결정하는 것이 결선투표다. 이번 대선은 새누리당의 분열로 보수진영도, 제3지대도 단일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결선투표를 도입하면 지난 대선의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처럼 인위적 단일화를 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지도에서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진영은 말로는 결선투표제를 지지한다고 하지만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사실상 반대한다. 결선투표제를 개헌 사안이라고 보는 측은 대통령 후보 중 최고 득표자가 2인 이상인 때에는 국회에서 당선자를 선출한다고 한 헌법 조항을 근거로 든다. 이 조항은 최고 득표자가 1명일 때는 그를 당선자로 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조항이 선거를 꼭 한 차례에 국한한다고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결선투표제는 당선자의 민주적 정당성을 높이는 것이므로 헌법의 명문(明文)에 배치되지 않는다면 개헌 없이도 도입하는 쪽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18세 투표권과 결선투표제 논의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지속을 막기 위한 개헌론을 물타기하는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대선까지 몇 달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성사를 보장할 수 없는 개헌만 추진하고 있을 수는 없다. 법률 개정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해가면서 개헌 논의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상충한다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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