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아줌마’ 하면 떠오르는 캐릭터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의 애인 역할을 맡았던 전미선이다. “동네 사람들이 아프면 병원 안 가고 너 찾는다는데….” 극중 송강호의 대사처럼 전직 간호사 전미선은 동네 사람들에게 주사를 놔주며 들은 얘기를 형사에게 전달해 범인의 단서를 찾게 한다. 특검이 2013년 5, 6월 정호성 전 비서관과 이영선 행정관 사이에 오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주사 아줌마, 기(氣) 치료 아줌마가 청와대 관저를 들락거렸다고 밝혔다.
▷특검이 행방을 좇고 있는 주사 아줌마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백 실장’으로 알려진 70대로 2005년 상습 불법 시술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인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기자들과의 신년 인사회에서 “피로 회복을 위해 영양주사를 맞을 수도 있지”라며 언론이 자신을 죄인 취급한다고 토로했다. 대통령이 피로감을 호소하면 주치의 처방을 받아 간호장교가 태반주사든, 비타민주사든 놔주면 된다. 그런데 대통령은 왜 주사 아줌마를 필요로 했을까.
▷백 실장은 단순한 주사 아줌마가 아니라 보톡스나 필러 등 간단한 시술까지 하는 ‘시술 아줌마’일 개연성이 있다. 실제로 김영재 의사는 청문회에서 대통령 얼굴의 멍 자국이 “필러인 것 같다”면서도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치의도, 김영재도 아니라면 제3의 비선 진료가 있는 것인데 그것이 백 실장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대통령에게 백 실장을 소개한 사람은 최순실 씨다. 흔히 ‘야매’라고 불리는 불법 주사 시술은 경찰의 단속대상인데 이걸 대통령이 받았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 대통령은 기 치료 아줌마와 얼굴 경락 아줌마의 관리도 받았다. 기 치료는 일종의 지압 마사지라고 정 전 비서관은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얼굴의 부기를 빼기 위해 박모 씨에게 경락 마사지도 받았다. 다만 박 씨는 최 씨가 소개한 건 아니고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들도 모두 박 씨의 관리를 받았다고 한다. 2급 국가기밀인 대통령의 건강을 각종 ‘아줌마들’이 책임졌다니 주치의는 사표를 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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