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겨눈 中, 전투기 띄우고 화장품 보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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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화장품 무더기 수입 불허… 불합격 28개중 19개… 11t 반품
방공식별구역 무력시위 이어 소녀상 갈등 틈타 한미일 흔들기



 중국 정부가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 무더기로 수입 불허 조치를 취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전날 중국 군용기 1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데 이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정치, 경제, 군사 등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잇단 공세는 부산 소녀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미일 3각 협조 체제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10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에 따르면 질검총국이 3일 발표한 ‘2016년 11월 불합격 식품 및 화장품 명단’의 불허 제품 28개 가운데 19개가 이아소(13개)와 애경(3개) 등 한국산 화장품이었다. 크림, 에센스, 클렌징, 팩, 치약, 목욕 세정제 등 해당 한국산 화장품 1만1272kg은 모두 반품 처리됐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식품과 화장품 부적합 비율이 17.0%로 10월(4.7%)에 비해 올랐다”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제재로 볼 수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아소 측은 “9년 전부터 53개 화장품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으나 부적합 이력은 없었다”고 말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한국산 제품 수출이 급증하면서 중소 업체들이 규정을 맞추지 못해 통관이 불허된 경우도 있지만 한국과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발표(2016년 7월 8일) 이후 검사가 강화됐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병광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중국의 보복 조치는 한국 국내의 정치적 혼란을 최대한 이용해 차기 정부에서 사드 배치를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 내 한류 제한에 이어 올해 들어 사드 반대 야당 의원 초청 외교 등 정치적 조치에다 경제 및 군사적 조치까지 본격화되면서 한중 관계는 1992년 수교 이후 가장 큰 도전을 맞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수교 25주년을 맞았지만 관련 기념행사는 실무적인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고 있다.

 한편 전날 KADIZ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들 가운데 중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J(젠·殲)-11도 4대가 포함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중국의 주력 전투기들이 이어도 상공 KADIZ로 들어와 장시간 비행한 것은 이례적 상황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J-11 전투기들은 이어도 남쪽 상공에서 KADIZ를 넘나들며 H(훙·轟)-6 전략폭격기 6대와 Y(윈·運)-8 조기경보기 2대를 호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J-11 전투기는 중국이 2000∼2011년 러시아의 SU-27 전투기를 면허 생산한 기종으로 총 120여 대가 실전 배치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윤완준 기자
#중국#사드#보복#전투기#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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