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국민의 요구에 따라 신속하게 대통령 탄핵과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 개헌을 통해 승자독식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 국민의 지지율만큼 의석과 권력을 행사하도록 비례성을 높이면서 연정과 결선투표제를 제도화해야 한다. 국민과 국가는 안중에도 없고 권력만 차지하려는 패권적 인물 중심 정당을 정책정당화할 수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개헌은 대선 전에 이뤄져야 한다. 현재 살아있는 권력과 미래 권력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선 전 개헌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정세와 국내외 경제 상황을 보면 잘못된 국정 운영체제를 조속히 개선한 후 국가 지도자를 세우는 것이 더 시급하다.
조속한 개헌이 가능한 것은 지난 10여 년 동안 개헌에 대해 신뢰할 만한 대안이 이미 많이 나와 있고,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가 국민의 뜻을 반영해 10차 개헌 초안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사항을 선택하고, 공청회와 언론을 통해 최대 다수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만들어 국민투표에 부치면 된다. 물리적 시간을 길게 갖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국회 개헌특별위원회가 간과해선 안 될 사항은 탄핵심판이다. 헌법재판소가 이종미 재판관 퇴임일인 3월 10일 전에 탄핵심판을 인용하면 대선일은 4월 말∼5월 중순이 된다. 따라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는 탄핵심판 일자를 염두에 두고 헌법개정안 제안부터 국민투표까지 최소 40일을 역산하여 개헌활동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헌특위가 1월 중 기존 개헌안 분석과 국민 여론 수렴 후 개헌할 내용을 선택하고, 2월에는 이를 조문화하고 공청회를 실시하여 2월 말까지 특위안을 채택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5월 초·중순 대통령선거 일자를 맞출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해도 개헌을 날림으로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불공정하고 잘못된 대선 룰과 국가권력 구조를 그대로 두고 대선을 치르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는 모든 인적·물적 역량을 동원해 단시일에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는 최적 대안을 국민에게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역사적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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