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잡은 박지원 “반기문-손학규에 문 열려 있다” 개헌연대 손짓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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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라운드]국민의당 대표 선출 “빅텐트 되겠다”

 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는 1위인 박지원 당 대표와 2위인 문병호 최고위원의 득표율 차는 10.7%포인트(200% 기준)밖에 나지 않았다. ‘연대 vs 자강’ ‘호남당 vs 전국 정당’의 기로에서 서 있는 국민의당의 현실과 고민이 응축된 결과라고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여러 가지 고심 속에서도 현실적으로 박 대표만 한 대안이 없었다는 결과로도 분석되고 있다.


 이날 득표율은 박지원(61.58%) 문병호(50.93%) 김영환(39.44%) 황주홍(26.96%) 손금주(21.10%) 순이었다. 전당원투표(80%)와 국민여론조사(20%)를 반영했고 1인 2표로 투표한 결과였다. 특히 2위 득표를 한 문 최고위원은 국민여론조사에선 59.69%를 득표해 박 대표(57.29%)를 앞섰다. 당 관계자는 “문 최고위원이 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에 ‘안철수 전 대표 비서실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안 전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결과에 만족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와 문병호 김영환 손금주 등 최고위원 3명, 당연직 최고위원인 신용현 전국여성위원장, 김지환 전국청년위원장이 모두 안 전 대표와 가깝기 때문이다. 문, 김 최고위원이 2, 3위를 차지한 것도 안 전 대표의 자강론에 대한 지지라고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이 빅 텐트이고, 플랫폼이다. 제3지대는 녹색지대, 국민의당이다. 우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당 정체성을 인정하고, 또 반 전 총장이 혹독한 검증을 받고 우리 당에서 경선을 하고 싶다면 우리 문은 열려 있다”라며 “어떤 조건을 붙여서 경선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제3지대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박 대표는 또 “개헌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국민 10명 중 7명이 개헌을 명령하는데 개헌을 미루는 것은 수구 패권주의”라며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했다. 반 전 총장이 개헌에 긍정적인 만큼 ‘개헌 대 호헌’ 프레임으로 문 전 대표를 다시 고립시키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할 때 여기에 뜻에 동조하는 분들이 합류하실 것”이라고 ‘선(先)자강, 후(後)연대’를 거듭 강조했다. 반 전 총장에 대해선 “아직도 실제로 대선에 출마하실 확률을 많이 잡아도 반반 정도로 보고 있다”며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하지만 일각에선 박 대표가 향후 반 전 총장 등 다른 세력과의 연대 과정에서 독자 행보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할 경우 안 전 대표와 박 대표와의 밀월관계도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박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우려가 적지 않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의 ‘투 톱’ 체제로 굳어진 ‘호남당’과 ‘기성 정당’ 이미지 극복도 남은 과제가 됐다.

 한편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이 한국 정치에서 패권을 거부하고 근본적 개혁을 위한 7공화국 건설의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이에 앞서 손 전 대표는 광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을 앞두고 ‘빅뱅’이 일어나고, 지금의 민주당도 그대로 있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은 문 전 대표와 또 하나의 야권 후보 간 경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전 대표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을 받고 미국을 방문하며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고양=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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