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 씨(61·구속 기소)는 소추위원단의 질문에 조목조목 따지듯 답변했다. 최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지만 공개된 장소에서 자신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날 헌재 증인신문이 처음이다.
최 씨는 자신의 형량이 좌우되는 법원 재판에서 다소곳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이날 탄핵심판에서는 고개를 빳빳이 든 채 공격적으로 의혹을 부인했다. 수의를 입고 나왔던 법원 재판 때와 달리 최 씨는 이날 패딩 점퍼 등 사복 차림으로 증인석에 섰다.
최 씨는 소추위원단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추진 경위에 대해 묻자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추궁이 계속 이어지자 최 씨는 “내가 어떤 이권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보라”며 거꾸로 목소리를 높였다. 최 씨는 “(불법 모금) 기획이 이뤄졌는지는 몰라도 내가 돈을 빼돌리거나 이득을 얻은 게 없는데 뭐가 문제냐”며 소추위원단에 대들었다.
최 씨는 2014년 세월호 사건 당일 행적을 묻는 질문에 “저는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난다”라고 냉소적으로 답했다. 몇몇 질문에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증인신문 도중 “화장실에 다녀오고 싶다” “약 먹어야 하니 5분만 쉬었다 하자”라며 휴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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