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승자’를 꿈꾸는 중위권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양강(兩强) 구도를 형성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주춤하면서 다른 주자들이 앞다퉈 활동 폭을 넓혀 가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22일 광주를 찾아 ‘강철수와 국민요정들 토크쇼’를 개최한다. 지난해 4·13총선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탈당을 감행하면서 생긴 별명인 ‘강철수(강한 철수)’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한동안 정체 상태였던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데 따른 자신감도 투영됐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 당 후보로 승리하자’는 자강론이 확산된 것도 안 전 대표에게는 힘이 실리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20일 정운찬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에 대해 “뜻이 같은 많은 분들이 힘을 합쳐 이번 대선에 임해야 한다”면서 “국민의당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라며 손짓했다. 제3지대론 등과는 거리를 둔 채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양자대결’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한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여러 현안에서 다른 야권 주자들과는 차별화 된 발언을 내놓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이날 ‘차차기 프레임’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안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차차기’는 저의 상징을 가로막는 나쁜 프레임”이라며 “지기 위해 링에 오르는 선수가 어디 있느냐”라고 이번 대선에서 집권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 지사는 “다음 기회라고 하는데 다음 기회가 저를 위해 기다려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대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개헌론을 강조하고 있는 손 전 대표도 운신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손 전 대표는 이날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설 이전에 만나자는 연락이 와서 ‘그러자’고 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행보에 대해서는 “왜 저러나 싶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손 전 대표는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제3세력 규합에 나설 예정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다른 주자들의 포퓰리즘 공약에 반대하는 소신 행보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대선 후보들이 선거 때마다 군 복무 기간 단축 공약을 내거는 행태는 이제 그만두길 제안한다”며 “대선 때마다 3개월, 6개월씩 줄면 도저히 군대가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정부가 재량으로 줄일 수 있는 복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2개월로 조정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선거 중 금기로 여겨지는 증세 문제도 꺼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를 외치는 유 의원은 “증세가 단계적으로 불가피한데 법인세 인상 하나로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소득세 등의 인상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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