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짚어보기]‘외부자들’이 꼽은 대권 잠룡은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6일 15시 10분


12일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귀국했다. 이날 인천공항 입국장에는 400여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환호와 박수를 쏟아내 반 전 총장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컨벤션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지지율은 20% 선에 머물고 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외부자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또 그들은 누구를 잠룡으로 꼽았을까.

# 반기문 전 유엔총장 vs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진중권: (귀국했는데) 기대했던 것 만큼 지지율이 오르지 않았다. 퍼레이드를 했는데 많이 올라가지 않았다

정봉주: 보수층 결집보다 문재인 대세론 쪽으로 결집됐다. 반기문 전 총장은 외교 강점을 살려서 그쪽 중심으로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데 서민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자기 전공을 못 살리고 있다. 정치교체를 지향한다고 했다. 근데 정치교체는 이미 박근혜 이명박 안철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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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확실하게 나라를 바꾸고 제 모양을 갖출 후보를 원한다. 그러면 열정을 가지고 '내가 해보겠다' 하는 후보를 바라는데 짜장면도 아니고 짬뽕도 아닌 발언이었다.

진중권: 유엔 내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했다. 업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와서는 말이 달라진다. 한 적 없다고 했다. 총장으로서 견지했던 입장을 국내에서도 그러지 못할거다

정봉주: 반기문 전 총장이 행보를 하면 할수록 황교안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올라갔다. 가장 가파르게 올라가는게 여권에서는 황교안, 야권에서는 안희정이다. 반기문쪽 지지율이 이동하는 것이다. 설이 지나면 20% 지지율이 무너질거다.

안형환: 반기문 전 총장은 초짜 중에 초짜다. 단련 과정이 필요하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여옥: 다음 대통령은 인수위 기간이 없다. 임기를 바로 이어가야 하는데 공부하고 준비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대통령은 국민과 결혼서약을 하는 것이다. 문제가 있을 땐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을 수도 있어야 한다. 언론이 자신에게 친절하지 않다. 악의적이라며 초조하고 신경질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준비가 그만큼 없었구나 싶다.

진중권: 정치인이 되는데는 크게 3단계가 있는 것 같다. 사회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다음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가 보인다. 세번째는 환청 능력이다. 국민들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야 한다. 반기문씨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지지층의 함성을 들었다. 1,2단계가 없이 3단계다. 전국민이 자기를 바란다고 착각하기 쉽다.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가운데)과 부인 유순택 여사(반 전 총장 왼쪽)가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환영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가운데)과 부인 유순택 여사(반 전 총장 왼쪽)가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환영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안형환: 대권후보가 아니었으면 국민들이 칭찬했을거다. 똑같은 사람도 대권후보라 정치적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는거다. 정치교체는 정권교체는 의미없는 말이다. 모든 야당 후보는 정권교체를 원하고 모든 여당 후보는 정치교체를 이야기한다. 정치교체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조다.

전여옥: 내가 여기서 반기문 총장을 제일 많이 접했을거다. 국회에서 외교통상위원회에 있어서 그 양반을 봤다. 내가 그때 날선 이야기를 했다.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분이 기권을 했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노무현 정부의 방침이었다. 질문을 잘 피해간다고 해서 '기름장어' 별명을 붙여준 분이 노무현 대통령이다. 나쁜 뜻은 아니었다. 그런데 당시 북한에 공개처형이 빈번했다. 4살짜리 아이 앞에서 엄마를 처형했다. 그런데 아무런 공감이 없더라. 기권을 하더라. 이분이 아픔, 고통, 배고픔, 가난 그런 것을 아는 분인가. 그런 면에서 실망스럽다.



정봉주:
(문재인 후보에게) 가장 고비가 될 시점이 반기문 총장 귀국일이었는데 상대 후보가 스스로 자충수를 두면서 밴드웨건 효과가 문재인 후보에게 쏠렸다.



진중권: 너무 대세론으로 가니까 오히려 보도양에서 밀린다. 반기문 후보는 욕을 많이 먹지만 불평하지 않아도 된다. 보도량이 문재인 후보의 대여섯배다. 문재인 후보는 지지층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 개헌문건 나왔을 때 다른 후보 입장에서 비판할 여지가 있고 비판을 허용해야 하는데 지지자들이 난리를 쳤다. 이게 본인에게 안 좋다. 물론 본인이 나서서 자제를 요청했지만 강력하게 해야할 것 같다

전여옥: 문재인 후보는 많은 분들이 불안한 후보라고 생각한다. 당 지지율보다 인물 지지율이 높은 것이 대선후보다. 그런데 문재인은 민주당의 남자, 노무현의 남자에 가려서 후보 문재인이 없다. 불안한거다. 팬심 정치에 휩쓸려 가고 있다. 많은 분들이 문재인은 문제가 있다, 불안하다고 하는데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너무 정무적인 센스가 없다. 안타깝다.

# 추후 부상할 잠룡을 꼽는다면?

전여옥: 안희정 지사가 자기 위치, 포지셔닝을 영리하게 했다. 차차기를 생각하는 것 같다. 여유가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잘 될 수 있다. 부담이 없으니까



진중권: 나도 안희정. 다른 주자들은 불안해하는 것 같다. 박원순 시장은 갑자기 문재인을 청산하자고 했다. 이재명 시장도 말을 막 던지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안희정 지사는 좋은 수를 두는 것 같다.



안형환:
안철수 의원을 꼽겠다. 범보수쪽 주자들이 후보가 없다. 문재인 후보를 막자고 하면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다. 문재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문재인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문재인 대 반문재인 구도가 될 확률이 많다. 그러면 안철수 후보가 부상할 수 있다

정봉주: 상수가 바뀔거라고 본다. 삼파전으로 갈 것이다. 반기문 문재인 안철수다. 또 하나의 변수는 반기문 진영의 후보가 바뀔거라고 본다. 황교안으로 바뀐다. 난 이 판을 흔들 가장 충격적인 인물은 황교안 총리가 될 것 같다.

안형환: 황교안 총리는 현실을 잘 알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총리였다는 것이 족쇄가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본인의 명예를 걸고 굳이 모험을 하지 않을 것 같다.

정봉주: 황교안 총리의 지지율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 0%에서 6,7%까지 올라왔다. 반기문이 흔들리며 황교안 지지율이 10% 이상이 되면 판이 바뀔 것이다.

구성=김아연 기자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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