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반문(반문재인) 진영’ 결집엔 주요 정치인들의 호응이 낮고, 보수층 지지율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조금씩 빼앗기고 있는 모양새다. 마땅한 지지율 반등 카드가 없자 반 전 총장을 따라 탈당하려던 새누리당 의원들도 주춤하고 있다. 독자 세력화에도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반 전 총장은 30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29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27일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을 잇달아 만났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박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나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언행을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 입당을 원해도 지금은 받을 수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손 의장도 회동 직후 채널A에 출연해 “반 전 총장이 지금처럼 보수 세력에 얹혀서 하려고 하면 곤란하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과 김 의원은 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 청산과 대선 전 개헌에 의견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협력 방안까지 논의하지는 못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열흘 동안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를 포함해 정계 개편의 ‘키맨’들을 모두 만났다. 하지만 구체적 연대 방안을 모색하지 못한 만큼 이번 주 주요 정치인들과의 추가 회동에 나설 계획이다.
반 전 총장의 근본 위기는 지지율 답보 내지 하락 현상이다. 이 때문에 설 연휴 직후 반 전 총장의 독자 세력화를 위해 새누리당 탈당을 검토해 온 의원들도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중량감 있는 인사 영입과 캠프 출범을 통해 반전에 나설 예정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권영세 전 주중국 대사 등이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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