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법원 “정유라 3주 더 구금”… 압송 지연에 특검 기한 연장 검토
특검 “최순실, 미얀마대사 인선 개입”… 31일 유재경 대사 참고인 조사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의 국내 압송이 다음 달 이후로 미뤄졌다.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은 30일 올보르 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 씨의 구금 기한을 3주 연장했다.
올보르 지방법원은 정 씨의 구금 만료 시한을 12시간 앞둔 30일 오전 9시(현지 시간) 열린 구금 재연장 심리에서 “정 씨가 석방될 경우 달아날 우려가 있다”며 덴마크 검찰이 요청한 구금 기한 연장을 받아들였다. 정 씨는 1일 덴마크 경찰에 체포된 뒤 이튿날 법원의 구금 연장 심리를 통해 이날까지 4주간 구금 결정이 내려진 상태였다.
정 씨와 변호인은 심리에서 정 씨에게 20개월 된 아이가 있다는 점을 들어 “구금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전남편이 특검을 통해 긴급 구난 요청을 신청해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주덴마크 한국대사를 통해 들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한국으로 자진해 돌아가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아이를 빼앗아 가겠다는 식으로 특검과 한국 대사관 측이 협박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대사관 측은 “대사가 정 씨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정 씨의 변호인은 정 씨가 한국에서 ‘정치적 희생자’라는 논리를 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야당인 국민의당 추천으로 임명됐다는 점을 강조한 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국민의당이 정권을 이어 받느냐”는 다비드 벨플룬 검사의 질문에 “(국민의당) 지지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야당이 탄핵을 성사시키기 위해 특검 수사로 정 씨를 탄압하고 있다는 의미다.
벨플룬 검사는 또 “(정 씨의 압송에 대해) 추가로 검토할 사항이 있어 한국 특검에 추가 정보를 요구했으며 결정까지는 몇 주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압송 결정을 내려도 정 씨가 불복해 재판을 신청할 경우 시간은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정 씨의 압송이 늦어지고 대기업 수사 등 예정했던 수사가 일부 지연됨에 따라 특검은 수사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월 28일 70일간의 1차 수사기한이 끝나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3월 말까지 수사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는 것. 당초 특검은 2월 말까지 모든 수사를 끝낼 계획이었다.
최 씨가 계속 소환 요구에 불응하면서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도 특검의 수사기한 연장 검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정 씨가 국내로 압송되면 수사에 불응하고 있는 최 씨의 심경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특검은 최 씨가 유재경 주미얀마 한국대사를 뽑는 과정에 개입해 직접 면접을 보고 청와대에 추천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 대사는 지난해 5월 대사로 임명됐다. 특검은 최 씨가 유 대사를 통해 한국 정부가 미얀마에 지원하기로 했던 공적개발 원조 예산을 받아 쓰려고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31일 유 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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