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美국방 방한]
예정보다 40분 빨리 한국 도착… 한미연합사서 北동향 등 보고 받아
김관진-황교안 대행과 연쇄회동… “동맹 강화… 사드 차질없이” 강조
3일 국방회담서 사드 부각 中견제… 초고강도 대북 경고 메시지 가능성
2일 낮 12시 35분경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탄 E-4B 공군기가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예정보다 40분 이상 빨리 도착한 매티스 장관은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책을 논의하며 분 단위로 짜인 방한 일정에 들어갔다.
○ 사드 분위기 읽기 주력
매티스 장관은 곧바로 헬기를 타고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로 이동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북한군 동향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을 보고받았다. 브룩스 사령관은 북한의 핵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 징후 관련 주요 첩보를 브리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 장관이 도착 직전 전용기에서 미국 기자들에게 “사드 배치 문제를 반드시 논의하겠다”라고 밝힌 만큼 사드 관련 내용도 중점적으로 보고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예방을 목전에 두고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 내 분위기 파악에 주력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 ‘북핵 대응 최우선’ 공식화
매티스 장관은 오후 3시 50분경 청와대를 찾아 김 실장을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 위협을 최우선 안보 현안으로 다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정책이 대북 문제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는 점을 처음으로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를 포함한 확고한 대한(對韓) 방위 공약을 재확인한다”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한미동맹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한미동맹의 결정인 사드 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자”라고 재확인했다. 중국의 대한 경제·문화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는 북한 핵·미사일 방어 전력으로 계획대로 연내에 배치를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이어 정부서울청사에서 황 권한대행을 예방하고 “어느 누구도 한미 양국을 이간할 수 없으며 미국은 언제나 한국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사실상 “중국, 미국 중 한 나라를 택하라”라며 압박하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매티스 장관은 황 권한대행과도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해 나간다”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황 권한대행은 “장관이 한국을 첫 해외 방문지로 선택한 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대내외에 명백하게 밝힌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장관이 취임 직후 첫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ICBM 발사 협박과 핵무기 완성 초읽기로 한반도 상황이 전례 없이 엄중하게 돌아가는 만큼 한미동맹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사드 ‘쐐기 박기’ 나서나
사드 배치 문제는 3일 오전 서울 국방부에서 1시간가량 진행될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전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가 트럼프 행정부 집권 초기 미중 간 첫 힘겨루기의 승자를 결정할 현안이 된 만큼 미국이 나서 핵심 의제로 내세움으로써 배치 번복 가능성의 싹을 없애려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예 조기 대선 예상 시점 전에 배치 일정을 확정해 발표하는 ‘쐐기 박기’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미국 입장에선 사드 배치 의제를 전면에 내세워야 사드 문제로 한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에 경고하는 등 여러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후 전례 없는 수위의 초고강도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높은 수위의 ‘직설 화법’을 동원해 반이민 정책 등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ICBM 선제공격’, ‘김정은 암살’까지 언급한 만큼 미 행정부 역시 이에 발맞춰 김정은을 구체적으로 겨냥하는 방식으로 경고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후 내놓는 메시지는 트럼프 집권기 대북 대응책의 수위를 판가름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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