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도운 은행간부 승진’ 외압여부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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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朴대통령 지시 최고위층 전달된듯… 특검, 하나금융지주 고위 관계자 소환 방침
최순실, 미얀마 ODA사업 이권 따내려 KOICA 이사장 인선 개입 정황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모녀의 독일 현지 대출을 도운 이상화 KEB하나은행 글로벌본부장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려고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하나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를 소환키로 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1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던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에게 당시 KEB하나은행 삼성타운지점장이던 이 본부장의 승진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의 의사를 정찬우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54·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통해 김 회장에게 전달한 정황을 확보했다. 특검은 최근 정 전 부위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하나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를 소환하게 되면 이 본부장 승진과 관련한 정 전 부위원장의 구체적인 요청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가 박 대통령의 지시나 최 씨의 개입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특검은 또 최 씨가 한국 정부의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지난해 5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에 김인식 전 킨텍스 사장(68)이 임명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도 확인했다. 외교부 산하 기관인 KOICA 이사장엔 통상 외교부 출신 공무원들이 임명됐는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KOTRA 출신인 김 전 사장이 임명되자 뒷말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유재경 전 삼성전기 전무를 주미얀마 한국대사로 청와대에 추천한 것과 비슷한 구조라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최 씨와는 일면식도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특검은 청와대가 경내 압수수색을 거부하는 데 대해 “법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관련 법에 따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군사상·직무상 비밀과 관련한 장소’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경내 압수수색을 최대한 밀어붙이겠다는 의미다. 특검은 박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된 대통령비서실과 청와대 의무실, 경호실, 민정수석실, 정무수석실 등이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 특검은 10일경으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비공개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박 대통령 측과 대면조사의 시기와 세부 절차를 조율해 대면조사를 성사시킬 방침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대면조사 시기에 대해 “대면조사가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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