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사드배치’ 강행에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러 “평화 위협… 조치 취할것”
中 “한국, 美의 바둑돌 전락”

 한미 국방·외교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강행 의지를 확인한 3일 러시아와 중국은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내 사드 배치가 한반도 정세나 역내 평화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반대한다”며 “사드 배치가 이뤄지면 러시아는 자국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일정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드 반대의 구체적인 이유로는 “러시아는 사드 배치를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의 일환으로 간주하며 MD가 러시아 접경 국가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티모닌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으로 미-러 관계가 개선되더라도 사드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사드가 배치되지 않았고 한국 여론과 정치인의 반대, (탄핵 국면으로 인한)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 지도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중국도 “한국 외교가 독립성을 잃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한국이 미국의 중시를 받는 것이 복(福) 될 것이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반도에서 남북문제뿐만 아니라 (사드로 인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문제가 불거졌다”며 “한국은 결국 ‘미국이 놓는 바둑돌’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사드 대응을 위해 핵 능력을 부단히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추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왔지만 트럼프의 취임으로 오히려 한반도가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됐다고 주장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중국#러시아#사드배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