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하차로 제3지대를 둘러싼 정치권의 프레임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빅텐트’가 소멸됐다며 제3지대 소멸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반면 제3지대 주자들은 오히려 ‘친문(친문재인) 패권 세력 vs 반문(반문재인) 개혁 주자’ 구도로 전선이 뚜렷해졌다며 제3지대 확대를 전망했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3일 라디오에서 “(반 전 총장이 빠진) 그 텐트가 큰 텐트는 아니다”라며 “대통령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연합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반 전 총장이 접으면서 빅텐트는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하지만 제3지대 주자들은 친문 패권주의 청산을 강조하며 단일대오 구축에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국민주권개혁회의 손학규 의장은 최근 한목소리로 “문재인은 제2의 박근혜”라고 문 전 대표를 공격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도 문 전 대표의 4차 산업혁명 구상에 대해 “1970년대 박정희식 패러다임의 발상”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가지는 분이 많은 것은 좋은 일이다. 공부하셔야죠”라고 말했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채널A에 출연해 “9%를 받은 트럼프가 91%의 지지를 받은 힐러리에게 이겼다. 요동치는 정치 판국에서 대세론이라는 것은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문재인은 거의 ‘문러리’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안 전 대표와 손 의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 등 제3지대 주자들이 헤쳐 모일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은 이들이 독자 행보를 하며 관망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보수 진영의 전열 정비 방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 김 전 대표의 민주당 탈당 여부 등 정계 개편의 주요 변수가 남아 있어서다.
일각에선 제3지대 주자들이 중도·보수 색이 짙은 만큼 대선 직전에 보수 진영과 연대하면서 파급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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