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선택의 해 2차 여론조사]지지율 정체에 반전카드 고심
유승민 “신림동 고시촌 창업요람으로” 남경필, ‘보수단일화 주장’ 유승민에 연일 독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도 하차한 이후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유승민 의원이 길 잃은 보수층 표심을 파고들고 있지만 지지율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이들의 고심도 작지 않다. 반 전 총장의 지지자들이 잠재적 대선 주자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나 야권 주자로 적지 않게 분산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유 의원과 남 지사가 주요한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표심은 변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5일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도 유 의원은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율이 4위(6.8%)에 그쳤다. 황 권한대행(17.5%)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20.2%), 안희정 충남도지사(8.8%) 등 야권 주자에게도 밀렸다. 보수 주자 가운데 유일한 TK 출신이라는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남 지사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지세가 미미했다. 중도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중도층의 지지율도 저조했다.
이 때문에 유 의원 경선 캠프에서도 ‘집토끼(보수층)냐 산토끼(중도층과 부동층)냐’를 놓고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 측 한 의원은 “영남권에서 ‘안티 유승민’이 너무 많다”면서 “우선은 정책 공약을 앞세워 중도층 지지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혁신 성장’의 1호 공약으로 청년창업 확대 정책을 내놓았다. 유 의원은 “신림동 고시촌과 노량진 고시학원이 실리콘밸리 같은 창업의 요람이 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에 실패한 벤처기업의 재기를 가로막는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등 ‘혁신안전망’을 구축하고, 중소기업청을 ‘창업중소기업부’로 승격하겠다고 제시했다. 정부 산업 정책의 중심을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중도층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유 의원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경선 캠프 사무실을 공개하며 “(유 의원이) 새누리당을 연대의 대상으로 얘기하려면 왜 탈당하고 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느냐,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보수 후보 단일화 얘기를 이제는 중단하자”고 말했다. 캠프 총괄본부장인 정두언 전 의원은 유 의원을 향해 “대선 승리보다 나중에 야당 대표가 목적이 아닌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막판에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한 사람씩 있는데 끝까지 단일화를 하지 않고 간다면 그게 패배고 야당 대표를 하려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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