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미 의회에 “한국은 이미 방위비를 상당히 부담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8일(현지 시간)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달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앞서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상원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 자료에서다.
틸러슨 장관은 “한국, 일본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실패할 경우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한국과 일본은 이미 각자의 나라에서 미군을 지원하는 데 상당히(large amounts)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분담금) 관련 대화가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공평한 분담금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한국 정부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하겠지만 지금도 많은 돈을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한국의 분담금은 9441억 원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워싱턴 일각에선 방점이 ‘공평한 분담’에 찍혀 있는 만큼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틸러슨 장관은 청문회에서 “우리는 모든 동맹이 그들이 한 약속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의무를 다하지 않는 동맹에 대해 (문제 제기 없이) 모른 척할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카딘 의원에게 보낸 답변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부터 외교 문호 개방까지 테이블에 모든 옵션을 올려둘 것”이라며 선제 타격 등 군사적 조치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 지도자들과 (중국 등) 그들을 지원하는 자들을 압박하기 위해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포함한 제재를 가하는 게 필요하다”며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우려해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을 주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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