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촛불은 태극기 바람에 꺼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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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흔드는 괴담]朴대통령측 태극기 민심 업고 여론전
‘3월 13일 이후 선고땐 유리’ 판단… 원로법조인들 대리인단 영입 추진
靑 “대면조사 거부안해… 곧 조율”

박근혜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이른바 ‘태극기 민심’을 등에 업고 장외 여론전에 힘을 쏟고 있다. 헌재를 압박하는 동시에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대면조사 문제로 대립하는 박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포석이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의원은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태극기 민심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윤 의원은 “태극기 집회는 보수 세력의 충정 어린 민심의 궐기”라며 “박 대통령의 억울함을 풀어드리자”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촛불은 이미 태극기 바람에 꺼졌다”고 주장했다. 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손범규 변호사는 “탄핵심판은 비이성적 마녀재판이요, 여론재판”이라며 “기각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탄핵을 감행해놓고 헌법재판소에 빨리 끝내라, 그것도 인용해라, 이런 식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의 탄핵심리 일정을 늦추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후로 선고가 미뤄지면 두 명의 재판관만 반대해도 탄핵기각 결정이 내려지므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를 위해 원로 법조인들을 대리인단에 합류시키려 하고 있다. 이시윤 전 헌법재판관(82)과 정기승 전 대법관(89),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72) 등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전 재판관 등은 이날 일부 신문에 “헌재가 탄핵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냈다.

한편 청와대는 특검과 9일 실시하기로 합의했던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무산된 데 대해 “대면조사 자체를 거부하진 않겠다”며 “조만간 특검과 일정 조율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은 ‘다음 주초 비공개 대면조사’를 원하고 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우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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