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일자리를!]20대 후반 실업자 23만6000명… 작년 사상최대 3만5000명 늘어
지난해 20대 후반(25∼29세) 실업자 수가 관련 통계를 개편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16년 만에 미국보다 나빠졌지만, 그나마 20대 후반의 실업은 이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청년 일자리 상황이 그만큼 다른 나라들보다 심각한 수준에 처해 있다는 뜻이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후반 실업자는 23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5000명 늘었다. 20대 후반 실업자는 2014년에 처음으로 20만 명을 넘어선 뒤 2015년 5000명(전년 대비 기준)이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급증했다.
20대 후반 실업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청년들이 스펙(학점, 자격증 등)을 쌓느라 대학 졸업 시기를 늦추는 것이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군 복무, 스펙 쌓기 등으로 20대 후반이 돼야 구직 활동에 나서지만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다 보니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올해 3월 300인 이상 기업의 신규 채용계획 인원(3만 명)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8% 줄었다.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10.7%로 일본(5.2%)의 2배 수준이다. 일본의 청년 실업률은 2012년(8.1%)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OECD 회원국 35개 중 최근 3년간 청년 실업률이 매년 상승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6곳에 불과하다. 전 세계가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지만 실제로 한국만큼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기 힘든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OECD의 청년 실업률에는 국내 청년층(15∼29세) 실업자의 절반이 넘는 20대 후반 실업자가 반영되지 않았다. 국제 통계에서 청년 실업률은 15∼24세를 기준으로 한다. 한국의 지난해 15∼24세 실업자는 전년 대비 2000명 늘어 20대 후반보다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세대 상당수가 재학생, 군인 등 비경제활동인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세대의 체감실업 상황은 지표로 나타나는 것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청년들이 군 복무 등으로 다른 나라보다 취업 전선에 늦게 뛰어든다는 점을 감안해 청년 실업률을 15∼29세 기준으로 발표한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청년 실업률이 미국보다 높아졌다는 사실은 노동시장이 청년 고용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청년들에게 가혹한 노동시장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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