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사진) 주변에선 요즘 미국 대선에서 나타난 ‘샤이(Shy) 트럼프’처럼 ‘샤이 안철수’도 있다는 기대 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록 지지율이 7, 8% 선에서 고정돼 있지만 희망의 끈을 놓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안 전 대표는 “지난 총선 때도 봤지만 14% 지지율로 26.74%를 득표했다. 플러스 12%를 하면 된다”고 밝히고 있다. 2013년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부터 지난해 4·13총선까지 본인이 직접 나서거나 지휘한 선거에서 승리한 경험이 더 많았다는 점도 부각시키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0일 “20, 30대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층이 절반 이상이고 열혈 지지층이 많다 보니 안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왕따’를 당할까 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고 했다. 그간 2012년 대선 후보 사퇴, 민주당과의 통합 등 안 전 대표의 부침(浮沈)을 보면서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기 어렵게 됐다는 설명이다.
국민의당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과 민주당 경선이 정치권의 흐름이 바뀔 수 있는 계기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후보로 선출되면 안 전 대표의 주장대로 ‘문재인 대 안철수’의 구도가 되면서 중도·보수의 지지가 쏠릴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안 전 대표 측이 ‘샤이 안철수’의 존재를 강조하는 것은 지지율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돼 있다. 선거 초반 지지율이 1%에 불과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례를 안 전 대표가 밟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샤이 안철수’에 대한 기대는 말 그대로 기대 사항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조사 기관인 오피니언라이브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안 전 대표 지지자들은 대부분 적극적 지지층보다는 정치 세력에 대한 반감을 가져서 안 전 대표를 지지하게 된 그룹이 많다”며 “자신의 성향을 인위적으로 숨기는 지지층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한 충성도가 강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아닌 만큼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지지율이 반등하기 쉽지 않다는 게 윤 센터장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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