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민정수석실 감찰 미리 알아… 우병우와 친분 이야기도 들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탄핵-특검 정국]최철 前문체부장관 보좌관 증언

국정 농단을 은폐 묵인한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에 탄 채 차량이 서울구치소로 출발하길 기다리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정 농단을 은폐 묵인한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에 탄 채 차량이 서울구치소로 출발하길 기다리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이 청와대에 근무할 때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민정수석실 정보가 수시로 유출됐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최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책보좌관(38)은 21일 최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영태 씨(41·전 더블루케이 이사)로부터 ‘최 씨가 우 전 수석과 친분이 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증언했다.

최 전 보좌관은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인물로 고 씨와 2014년 말부터 알고 지내며 미르·K스포츠재단 등과 관련한 사업 논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 “‘우병우와 최순실 친분’ 얘기 들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 공판에서 최 전 보좌관은 “고 씨가 지난해 3월 ‘소장(최 씨)에게 들었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너를 조사한다더라. 곧 잘릴 것 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3월은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을 맡고 있을 때다. 최 전 보좌관은 “실제로 그 얘기가 있은 직후 두 차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만났다”며 “행정관이 당시 ‘해명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묻는 말에 있는 그대로 대답하고 (감찰이)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 검사가 “최 씨가 민정수석실 감찰 정보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최 전 보좌관은 “최 씨가 일정 정보를 민정수석실에서 받고 있다고 (고 씨에게서) 들었다”고 답했다. 최 전 보좌관은 또 “고 씨가 최 씨에 대해 ‘청와대에 자주 들어가 VIP(박근혜 대통령)를 대면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우 전 수석과도 친분이 있다’고 한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 ‘특검 vs 우병우’ 영장심사 5시간 넘게 공방

이날 서울중앙지법의 또 다른 법정에서는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우 전 수석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렸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우 전 수석 측은 국정 농단 사건 묵인·은폐 혐의 등에 대해 5시간 넘게 치열하게 다퉜다.

우 전 수석은 재직 당시 민정수석실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직원 채용과 관련해 불법 인사 검증을 한 혐의(직권남용)에 대해 “매년 1000∼2000건씩 검증을 하기 때문에 대상자가 어느 공직에 가는지 알 수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또 문체부 인사 개입 등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선 민정수석실 관계자들로부터 “적법하고 정당한 공무였다”는 내용의 자필 진술서를 받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전 수석은 이날 특검 측의 말을 끊지 않고 법리와 사실관계를 근거로 적극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 씨의 존재는 몰랐고, 민정수석실 업무는 박 대통령 지시대로 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특검은 최 씨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제품인 이른바 ‘시크릿 백’에서 나온 한국인삼공사(KGC) 사장 후보 등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 문건 등을 직권남용 혐의의 증거로 재판부에 제시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10시경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 기자가 “구속 전 마지막 인터뷰일 수 있는데 한마디해 달라”고 하자 우 전 수석은 불쾌한 표정으로 기자를 쏘아본 뒤 “법정에서 제 입장을 충분히 밝히겠다”고 답했다.

영장심사에 참여한 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출신인 위현석 변호사와 법무법인 바른 소속 이동훈 변호사 등이다. 특검 측에선 이용복 특검보(56·사법연수원 18기)와 검찰에서 파견된 양석조 부장검사, 김태은 부부장검사, 이복현 검사 등 4명이 참석했다.

김민 kimmin@donga.com·권오혁 기자
#최철#문체부장관#보좌관#증언#우병우#최순실#고영태#박근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