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 활성화 대책 발표
월∼목요일 30분씩 더 일하고 금요일 퇴근 당겨 소비확대 유도
경차 유류세 年20만원까지 환급
“조삼모사(朝三暮四) 정책이죠. 조기 퇴근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퇴근 이후에 카카오톡 메시지로 지시나 안 내렸으면 좋겠어요.”(A기업 직원 최모 씨·35)
“금요일에 일찍 퇴근하면 사실상 주 4일제나 마찬가지네요. 가족들과 여유롭게 여행도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요.”(공기업 직원 이모 씨·28)
“월∼목요일에는 8시간 넘게 일하는 건데 추가 근무 수당은 주는 건가요?”(공무원 박모 씨·39)
정부가 23일 발표한 ‘내수 활성화 방안’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사업은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였다. 이는 한 달에 한 번 월∼목요일은 30분 더 일하고 금요일은 2시간 일찍 오후 4시에 퇴근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의견수렴을 거쳐 3월 안에 구체적인 분야별 추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반응은 적극적인 환영과 국내 근로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으로 엇갈렸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를 포함해 다채로운 내수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위축된 소비 심리를 되살려 어떻게든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구직급여 상한액이 5만 원으로 인상되고 경차 유류세 환급 한도가 20만 원으로 확대된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일본이 이달 24일 처음 시행하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정부는 이미 시행 중인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하면 법 개정 없이도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목요일 추가 근무에 대해선 별도 수당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이 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로자나 회사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시행 가능성이나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가 시간을 늘리면 일정 부분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는 있겠지만 실제로 적용이 가능한 곳은 공기업 등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을 활용한 재택근무 등을 도입하고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으면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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