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문재인 정부 내각-청와대’라는 제목의 인사 명단 지라시(불법 사설 정보지·사진)가 급속히 퍼졌다. 일부 인터넷 매체는 지라시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 보도했다.
하지만 이것은 가짜 뉴스다.
지라시 내용은 이랬다. 내각 명단 최상단에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국무총리에 올라 있다.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는 노영민 전 의원이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소장인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경제부총리로 적혀 있다.
지라시 내용만 보면 문 전 대표가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이미 구성했고 인사를 단행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조악한 수준의 가짜 지라시란 걸 금방 알 수 있다.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됐다고 적힌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전(前) 의원’으로 표기돼 있다. 다음 정부에서 신설 여부가 전혀 정해진 바 없는 중소벤처기업부 옆에는 ‘신설’이라고 적혀 있다.
논란이 커지자 문 전 대표 측은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문 전 대표 측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경수 의원은 “명단 내용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다”며 “탄핵 결정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문재인 예비후보를 음해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최초 유포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무책임하게 보도하는 매체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 측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은 확정되지 않은 각종 ‘섀도 캐비닛 설’을 미리 차단하고 불필요한 정치적 공방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다.
한편 문 전 대표 측은 일부 극우 진영의 테러 위협 첩보를 입수하고 문 전 대표에 대한 경호를 강화했다. 김 의원은 이날 “문 전 대표의 신변이 위험할 수 있다는 여러 제보가 흘려듣기에는 상당히 근거가 있어 21일부터 자체적으로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자체 경호 인력을 늘렸다. 문 전 대표는 아직 공식 후보 신분이 아니어서 경찰 경호는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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