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기각돼도 국민통합 위해 하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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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키우는 정치권]朴대통령 ‘어떤 상황이 오든 혼란 극복 최선’ 서면진술 파장
작년 자진퇴진 언급때 표현과 비슷… 朴대통령측 “원론적 얘기” 선그어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든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변론에 제출한 서면 진술의 마지막 단락. 28일 정치권에선 이 한 문장의 진의를 두고 설왕설래하면서 미묘한 파문이 일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거듭 일축했던 ‘하야설’이 다시 거론됐다. 만약 탄핵심판이 기각된다면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이미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국민 담화에서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언급한 원론적인 이야기”라며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하야설’을 다시 일축했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힌 수사(修辭)였다는 것이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만약 탄핵심판이 기각된다면 국정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뜻일 뿐, 박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정치적 도의적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한 뒤 개헌 등 정치 개혁 또는 경제 개혁 어젠다를 던져 국민 통합을 이끌어 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국정을 운영할 동력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야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법률 대리인단을 만나 탄핵심판 최종변론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 탄핵심판 절차를 존중하면서 차분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것과 관련해선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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