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대선 감안 정치 영향 최소화
‘현 정권서 마무리 짓자’ 배치 속도… 軍안팎 “늦어도 6~7월경 완료”
한국과 미국의 안보·국방 수장들이 1일 잇달아 전화 통화를 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차질 없는 배치를 공언함에 따라 사드의 한국 전개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중국의 반발과 대한(對韓) 압박 공세도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 배치 시기 최대한 앞당길 듯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일 각각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사드 배치 방침을 재확인했다. 롯데와 국방부가 사드 배치 부지인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컨트리클럽(성주골프장)과 경기 남양주시 군용지의 맞교환 계약을 체결한 지 하루 만에 양국 안보 수뇌부가 조속한 사드 배치를 공식화한 것이다. 군 관계자는 “롯데의 부지 교환 승인이 다소 늦어졌지만 후속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사드를 가급적 빨리 배치한다는 데 한미 양국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성주골프장의 주한미군 공여와 기지 설계 및 환경영향평가, 공사 등을 거쳐 늦어도 6∼7월경 사드 배치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5월 이전에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 정권에서 사드 문제를 마무리해 정치·외교적 부담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령 사드 1개 포대를 주한미군 기지에 우선 들여와 기존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과의 상호 운용성 등을 점검한 뒤 기지가 완공되면 이동 배치할 개연성이 거론된다.
○ ‘한국 공격’ 주장까지…도 넘은 협박
사드 보복을 거론하는 중국 언론의 협박은 전쟁 불사 수준까지 이르렀다. 문제의 본질인 북핵 문제는 쏙 뺀 채 한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편 것은 ‘한반도 평화 안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중국 정부의 외교 원칙과도 완전히 배치된다.
또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판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1일 ‘한국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게 할 필요는 없고, 내상만 입게 하면 된다’는 자극적 제목의 사설에서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물론이고 삼성과 현대그룹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동했다.
이 신문은 다만 “양국 관계를 파괴할 조치까지는 할 수는 없다”며 “상대에 10의 피해를 주면서 나도 8의 피해를 입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롯데 보복 징후는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제2의 온라인 쇼핑사이트인 징둥(京東)닷컴이 지난달 28일 롯데마트관을 일방적으로 없앤 뒤 별다른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중 한국대사관은 밝혔다. 롯데마트 측은 “징둥닷컴에서 ‘전산상 오류가 발생했다. 조치를 하고 있다’고 답해 왔다. 당장 사드 보복으로 보는 것은 확대 해석의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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