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 타격을 포함해 새로운 대북 정책을 구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대북 옵션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도 재고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하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후 중국의 대한(對韓) 보복 조치 등으로 요동치고 있는 한반도 주변 정세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 국가안보팀이 지난달 28일 등 두 차례 북핵 관련 회의를 가졌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에 전술핵(tactical nuclear weapons)을 재배치함으로써 ‘극적 경고(dramatic warning)’ 효과를 내는 방안도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는 북한과의 군비 경쟁을 촉발하는 문제를 안고 있지만 선제 타격 가능성과 함께 현재 백악관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위협을 그만큼 실질적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전임 정권과는 다른 수준의 대북 강경책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김정은)가 한 일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해 “미군의 핵우산(대륙간탄도미사일 등 전략핵무기)으로 충분하다”며 전술핵 재배치론을 일축했다. 미국은 1991년 11월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 후 지대지미사일 등 최대 950여 기로 추정되는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서 철수시켰다.
NYT는 “중국이 반대하고 있지만 백악관 일부 참모들이 사드의 추가 배치를 한국에 요구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 때인 2014년부터 북한 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해 수행해 온 사이버전인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작전의 지속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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