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대통령 소환조사]박근혜-檢수뇌부 얽히고설킨 인연
김수남, 통진당 수사로 박근혜 신임 얻어… 서울중앙지검장 거쳐 총장 낙점
김수남 검찰총장(58)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 21일 평소보다 20분가량 이른 오전 8시 35분경 대검찰청으로 출근했다. 김 총장은 ‘박 전 대통령 조사에 대한 소회’ 등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자신을 임명한 전직 대통령을 조사해야 하는 부담이 어두운 표정에서 드러났다.
이날 검찰 안팎에서는 김 총장의 부친과 박 전 대통령의 30년 전 악연을 거론한 사람이 많았다. 박 전 대통령 집권 첫해인 2013년 4월 당시 수원지검장이던 김 총장은 고검장 승진 인사에서 탈락했다. 그 배경을 놓고 김 총장의 부친 김기택 전 영남대 총장(2012년 작고)과 박 전 대통령 간 과거사가 원인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던 것. 김기택 전 총장은 1988년 부정입학 등 학교 비리에 책임을 지고 총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과정에서 영남대 재단 측과 갈등을 빚었는데,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영남대 재단 이사였다. 이후 김기택 전 총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박 전 대통령과 경쟁하던 이명박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김 총장은 정적(政敵)을 후원한 사람의 아들이었다.
고검장 승진이 안 돼 절치부심하던 김 총장은 2013년 하반기 수원지검에서 이석기 옛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며 박 전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하지만 부친과 박 전 대통령의 악연은 이후에도 김 총장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김 총장은 검찰총장으로 최종 낙점될 때까지 줄곧 청와대 관계자들로부터 충성심을 의심받았다.
박 전 대통령 조사를 맡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9)은 2015년 12월 박 전 대통령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장에 기용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낸 이력이 있는 이 지검장이 핵심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중용되자 검찰 안팎에선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이 나왔다. 이 때문에 “이 지검장이 사석에서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른다”는 유언비어가 돌기도 했다. 검찰 인사에 밝은 한 간부는 “이 지검장 중용은 박근혜 정부와의 인연보다 경쟁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탈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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