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 21일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3)과 박지만 EG 회장(59)은 하루 종일 침통한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이날 언론 접촉을 피한 채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장면을 TV로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여동생인 박 전 이사장은 전날부터 울음을 터뜨리고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에 따르면 박 전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사저를 출발하기 전부터 TV 생중계 방송을 주시하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박 전 이사장은 “언니가 심적으로 많이 괴로울 것 같다. 어려울 때 힘이 돼 주지 못하는 점이 너무 한스럽다”며 답답한 심경을 신 총재에게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 전 이사장은 이날 외부 활동을 자제한 채 두문불출했다. 앞서 박 전 이사장은 최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에 대해 “정치적 타살”이라고 주장하고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태극기집회에 참석하는 등 박 전 대통령의 무고를 항변해 왔다. 신 총재는 태극기집회가 열리는 서울중앙지검 앞을 찾았다. 그는 “대통령이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검찰청사 앞을 지키겠다. 그게 가족의 도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일찍 서울 강남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했다. 박 회장 역시 사무실에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장면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시 반경 사무실 앞에서 본보 기자가 “누나의 검찰 소환 장면을 어떻게 보았느냐”고 질문하자 침통한 표정을 지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계속 사무실에 머무른 박 회장은 오후 6시 50분경 말없이 퇴근했다. 회사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건과 무관하게 평소와 다름없이 담담하게 업무에 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박 회장은 최근 박 전 대통령 측근에게 “필요하면 누나를 돕고 싶으니 언제든 연락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친척들 역시 이날 착잡한 심경으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장면을 지켜보았다. 김종필 전 총리(91)는 서울 중구 자택에서 TV 생중계를 지켜보며 안타까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촌 오빠인 박준홍 자유민주실천연합 총재(70)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어떻게든 박 전 대통령의 출석을 말리고 싶었는데…. 내 능력이 미약하다고 느껴 눈물만 흘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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