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청년, 대선주자에게 길을 묻다]“사회가 추구할 가치 얘기할 것”
신영복 최장집 김용옥 ‘스승’ 꼽고 사르트르-함석헌 탐독 경험 밝혀
“다시 태어나면 과학자와 대통령 중 무엇이 되고 싶나.”(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대통령’이 되고 싶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23일 방영된 채널A ‘청년, 대선주자에게 길을 묻다’에서 사회가 추구할 가치를 설파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며 철학의 의미를 강조했다.
안 지사는 신영복 교수에게 ‘삶의 지혜’를 배웠고,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에게서는 ‘민주주의와 정당정치’를 배웠으며, 대학 은사인 도올 김용옥에게는 ‘철학과 역사’를 늘 배우고 있다고 했다.
안 지사는 “대학(고려대 철학과) 1학년 시절이던 1983년 김용옥 선생님이 부임해 사제지간이 됐다. 하지만 숙제를 너무 많이 내준다고 해 정작 수업은 듣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사르트르의 저서 ‘지식인을 위한 변명’을 읽었고, 중학교 3학년 시절 함석헌 선생의 평론지 ‘씨알의 소리’를 읽으면서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폭넓은 독서와 철학적 사유는 안 지사의 장점이자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활동 내내 “말이 추상적이고 장황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날 패널들도 “어법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 토론회가 자꾸만 ‘철학 강의’가 된다”거나 “학생운동과 정치인의 삶만 살아서 월급쟁이가 느끼는 ‘삶의 구체성’이 떨어지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안 지사는 “제가 지난번 한 인터뷰 때 이렇게 (옆으로) 빠져가지고 참…”이라고 했다. ‘선한 의지’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던 일을 떠올린 것이다.
안 지사는 자기 나름대로의 철학적 사유에 대해 “시대의 산물”이라고 했다. 1964년생인 안 지사는 박정희 대통령 통치기에 태어나 청소년기를 보냈고 박 대통령의 죽음과 5·18민주화운동을 차례로 목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회의식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안 지사는 “특히 군부의 시민 학살은 용납할 수 없었고 정말로 큰 충격이었다”고 했다. 그는 “진정한 지식인이 돼라. 민중과 사회의 억압받는 자들에게 너희의 지식이 사용되게 하라”는 사르트르의 표현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집현전 철학자이자 위대한 성군(聖君)인 세종대왕도 철학자 아니었느냐”며 자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성 정치인과 다른 대통령이 되고 싶다. 정치가 표피적인 이익을 나눠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가 추구할 가치에 대해 얘기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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